8월은 휴가의 달이다.
한 여름 찜통에 들어와 있는 듯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노라면 시원한 바다 생각이 절로 나기 마련. 휴가철 안방극장은 조용하기만 하다. 야외로 해외로 나간 시청자들로 인해 전체 평균 시청률이 하락하기도 한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다를 전망이다. 방송 CF에서 화장품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던 톱 여배우들이 말 그대로 ‘배우’로 돌아온 것.
대표 미녀 여배우 김태희와 도전을 마다않는 김희애, ‘마마’에서 애절한 모성 연기를 펼쳤던 송윤아가 지상파 미니시리즈 드라마를 통해 격돌한다.
김태희-김희애-송윤아의 공통점은 모두 3~40대 여배우라는 점. 원숙한 노련미로 멜로, 액션에 도전장을 냈다. 이들의 도전을 들여다봤다.
◆ 김태희, 연기 논란 벗고 배우될까
배우 김태희는 수식어가 필요 없는 대한민국 톱스타다.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덕에 다수의 CF에서 미모를 발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김태희는 말하지 않을 때 예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의 연기는 안타깝다.
하는 작품마다 연기력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발성과 발음, 어색한 표정연기는 늘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데뷔한 지 10년도 넘은 배우지만 좀처럼 그의 연기는 발전하지 않아 안타까움을 줬다.
그런 김태희가 절치부심했다. 그는 지난 5일 첫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극본 장혁린, 연출 오진석)에서 2년 만에 안방에 노크했다.
‘용팔이’는 고액의 돈만 준다면 조직폭력배도 마다하지 않는 실력 최고의 외과의사 용팔이(주원 분)가 재벌 상속녀 한여진(김태희 분)을 만나며 벌어지는 드라마를 드리는 멜로드라마.
김태희는 극 중 재벌그룹 제 1 상속녀 한예진을 연기한다. 반쪽 피가 섞인 배다른 오빠 한도진(조현재 분)의 계략에 의해 '잠자는 병원의 미녀‘로 등장했다. 사랑의 도피를 벌이던 중 사고로 연인을 잃고 부친이 보는 앞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하는 비극적 인물이다.
실제 김태희는 수년간 잠들어 있던 배역의 디테일을 표현하기 위해 4kg을 감량하기도 했다. 최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김태희는 “후반 전개는 여진이가 용팔이의 도움으로 깨어나면서 멜로와 복수극이 펼쳐진다. 그 부분을 기대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태희가 ‘용팔이’를 통해 배우로 거듭날 수 있을까. ‘CF용 배우’라는 오명을 벗고 당당히 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여배우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 김희애, 물광 지우고 형사로
안방극장에서 변화를 마다하지 않았단 배우 김희애가 이번에는 형사복을 입었다.
김희애는 SBS 월화드라마 ‘미세스 캅’(극본 황주하, 연출 유인식 안길호)을 통해 5년 만에 지상파 드라마에 복귀했다. 2011년 SBS ‘마이더스’ 이후 햇수로 5년 만에 컴백한 것.
‘미세스 캅’은 경찰로는 백점, 엄마로선 빵점. 정의롭고 뜨거운 심장을 가진 경찰 아줌마의 활약을 통해 대한민국 워킹맘(Working Mom)의 위대함과 애환을 그린 드라마이다.
극 중 김희애는 거침없는 카리스마와 노련하고 능수능란한 수사력, 세상을 끌어안는 따스한 눈빛을 지닌 강력반 형사 최영진 역으로 분한다. 범인을 잡기 위해서라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다혈질 형사로 우아함을 잠시 내려놓고 거칠고 본능적인 형사로 변신했다.
특히 ‘90년대 대표 오빠’이자 이제는 배우로 자리매김 한 김민종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라 기대를 모은다. 김민종과 김희애의 만남은 동시대를 풍미한 톱스타들이 2015년 미니시리즈에서 조우했다는 점이 괄목할 만하다.
연하남과 사랑에 빠진 여인, 불륜에 빠지고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는 가정주부, 돈 앞에 너나 없는 재벌가 여인 등 다양한 변신을 거듭해온 김희애가 보여줄 형사 연기 역시 흥미롭다.
◆ 송윤아의 연기는 지금부터
지난해 MBC 주말드라마 ‘마마’를 통해 6년 만에 성공적으로 안방극장에 복귀한 송윤아는 잠시 숨을 고르는 듯 하더니 정현민 작가의 신작에 출연한다.
송윤아는 지난달 15일 첫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어셈블리’(극본 정현민, 연출 황인혁 최윤석)에서 진상필 의원(정재영 분) 선임 보좌관 최인경 역을 맡았다.
극 중 최인경은 뛰어난 정무감각과 까칠한 카리스마로 무장한 인물이다. 인경은 용접공 해고 노동자 출신 정치인 진상필을 옆에서 냉철한 시선으로 보필한다.
‘어셈블리’는 정치의 본산이자 민의의 전당 국회를 배경으로 한 휴먼 정치 드라마이다. 실제 정현민 작가의 경험을 녹인 본격 정치드라마로 송윤아는 팽팽한 남성 위주의 정치판에서 지혜와 영특함으로 제 존재감을 드러내는 보좌관을 연기한다.
어찌보면 ‘어셈블리’ 속 최인경 보좌관이야 말로 송윤아에게 최적화 된 역할이다. ‘마마’를 통해 애절한 모성애를 연기하며 호평을 이끌었지만, 어쩐지 어색함을 지울 순 없었다.
까칠하고 도도하지만 냉철한 시각으로 상황과 마주하는 新 여성 역할은 기존에 송윤아가 맡아왔던 다수의 배역과 겹쳐진다. 송윤아가 자신에게 꼭 맞는 신발을 신고 더 깊어진 연기 세계를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여우(女優)들의 도전은 계속 된다
CF를 깨고 안방극장에서 새로운 배역에 도전한 이들의 행보는 흥미롭다. 이들은 멜로와 액션 등을 통해 폭 넓은 연기를 보여줄 전망이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2015년 상반기 안방 드라마는 부침을 겪었다. 다소 저조한 시청률과 흥행을 거두며 아쉬운 뒷맛을 남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풍성할 전망이다. 다신을 향한 선입견에 정면으로 마주하고 다양한 장르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는 이들이 있기에 안방 시청자들은 즐겁다.
이들이 침체된 미니시리즈 드라마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안방극장을 점령한 여배우 3인방이 관록 있는 연기로 흥행 면에서도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ssmoly6@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