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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와이프’ 엄정화, ‘카리스마 퀸’ 스크린 앞과 뒤 그리고 무대

[인터뷰] ‘미쓰와이프’ 엄정화, ‘카리스마 퀸’ 스크린 앞과 뒤 그리고 무대

등록 2015.08.14 00:00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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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수길 기자사진 = 이수길 기자

골드미스다.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할 정도로 ‘엄마’ 역할이 더 없이 잘 어울린다. ‘엄마’가 잘 어울린 다기보단 ‘모성’의 눈물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파악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한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동생의 딸(조카)을 바라보는 눈빛만으로도 이 여배우의 모성 본능은 엿보여 진다. 사실 여성에게 모성은 결혼을 했던 안했던 큰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감정이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출연해왔던 영화에서 그는 가슴 절절한 모성을 무리 없이 소화해 냈다. 그의 감정 연기는 가수로서 무대에 올랐던 경험도 분명 작용하는 것 같다. 단 3분여의 곡을 소화하며 무대를 휘어잡는 카리스마는 영화 속에서도 큰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 그는 가수와 연기를 병행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큰 성공을 거뒀다. 뭐를 해도 성공에 가까이 서 있던 그다. 영화 ‘미쓰와이프’의 연우를 연기하면서 잠시 자신이 잊고 지낸 것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을 법도 하다. 여배우 엄정화다.

영화 ‘미쓰와이프’의 개봉을 며칠 앞두고 만난 엄정화는 예상 밖으로 많이 설레이면서도 떨림을 경험 중이란다. 산전수전 공중전 우주전까지 다 겪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답지 않은 모습이다. 자신도 이렇게 떨리는 적이 처음이란다. 수 없이 많은 영화를 찍었고, 무대를 경험했으며 다수의 안방극장 작품을 찍었던 그다.

사진 = 이수길 기자사진 = 이수길 기자

“사실 좀 진정이 됐었는데 개봉이 다가오니 다시 떨리네요. 항상 이정도로 떨지는 않았는데 이번에는 좀 유난스러워요. 하하하. 제가 워낙 전면에 나선 작품이라 그런가(웃음). ‘베스트셀러’도 그랬고 ‘오로라 공주’도 다 내가 나선 작품인데 왜인지 모르겠네요. 하하하. 아무래도 남편인 승헌씨가 없어서 그런가(웃음) 중국에서 좋은 작품 잘 찍고 있데요.”

‘카리스마 퀸’이란 별명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그가 조금은 망가짐을 예상할 수 있는 이번 작품을 선택한 결과가 눈에 띈다. 물론 엄정화가 코미디와 가깝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황정민과 호흡을 맞춘 ‘댄싱퀸’이 있었다. ‘관능의 법칙’도 가볍지는 않지만 터치가 쉬운 역할이었다. ‘싱글즈’는 또 어땠나.

사진 = 이수길 기자사진 = 이수길 기자

“배우들이 이런 질문을 받으면 의례 하는 얘기가 ‘시나리오가 좋았다’잖아요. 그런데 그 이유가 가장 정석이에요. 코미디가 있으면서도 가슴 뭉클한 뒷얘기가 너무 와 닿았죠. 내가 공감이 된다면 관객들에게도 공감을 전달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내가 영화 속 ‘연우’에 몰입이 되다 보니 전체적인 스토리가 너무 매력적으로 보였어요. 물론 연우가 느끼는 전체적인 감정의 흐름이 쉽지는 않았어요. 어느 정도를 가야하고 또 어느 정도에서 절제를 해야 하는지도.”

잘나가던 변호사에서 하루아침에 사고를 당하고 평범한 아줌마의 삶으로 뒤바뀌는 캐릭터는 보는 이에겐 재미있고 흥미로운 설정일 수 있지만 정작 연기를 하는 배우에겐 쉽지 않은 감정선이다. 끝에서 끝으로 가야하는 연기의 폭이 ‘코미디’란 장르에 가려져 있을 뿐 소모가 상당한 역할이었다.

사진 = 이수길 기자사진 = 이수길 기자

“사랑도 없고 정도 없는 여자의 모습에서 너무도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사는 여자로 바뀌는 그 감정이 무엇일까 사실 납득하기도 쉽지는 않았죠. 막상 그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당사자가 느끼는 패닉 상태는 엄청나지 않겠어요. 쉽지 않고 또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에선 엄정화의 마음과 감정을 가져다 쓰기도 했어요. 몇몇 장면에선 내가 즉석에서 만든 대사도 있어요. 감독님도 흔쾌히 오케이를 해주셨구요. ‘너 어떻게 산거니’ 같은 독백이 대표적이죠. 일부 평을 보니 ‘엄정화가 느껴진다’고 해주시더라구요. 너무 감사하죠.”

결혼은 아직 먼 얘기처럼 엄정화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유독 작품에서만큼은 아이의 엄마로 ‘모성’을 연기한 경험이 많았다. 이번에도 엄정화는 엄마로 출연한다. 매번 ‘내가 엄마를 할 수 있을까’란 고민으로 접근한단다. 하지만 그런 고민과 우려도 작품에 빠져들고 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지고 만다고. 이번 ‘미쓰와이프’에선 유독 자신의 엄마가 생각이 났다고.

사진 = 이수길 기자사진 = 이수길 기자

“내가 엄마를? 처음 엄마 역을 했을때도 지금도 이 생각은 해요. 그런데 이런 생각이 깊어지면서 갑자기 우리 엄마가 생각이 나는 거에요. 우리 엄마가 언니를 스무살, 절 스물 두 살에 낳으셨어요. 얼마나 힘드셨겠어요. 그러고 보니 ‘엄마와 나이는 별 상관이 없겠다’란 마음이 들더라구요. 뭔가를 내려놓으니 엄마가 좀 보이는 것 같고. 엄마 역이 아직도 평범하게 다가오지는 않아요. 하지만 점차 저한테 좀 가까워지겠죠.”

특별히 이번 영화 속 엄마 역이 힘든 점도 있었지만 제대로 망가져야 하는 캐릭터로서의 사명감도 부담이었다. 이리저리 치이는 가운데서도 엄정화는 극 전체의 흐름을 잡아야 하는 무게추를 분명히 해야 했다. 사실 ‘미쓰와이프’는 단순하게 웃기고 즐기는 코미디이기보단 연우란 인물의 내적 성장담에 포커스가 맞춰진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사진 = 이수길 기자사진 = 이수길 기자

“그냥 웃기는 건 계산을 할 수 있으니깐 어렵지는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미쓰와이프’ 속 연우는 웃기는 가운데 마지막 부분에서 관객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야 하고 또 얼어 붙어 있던 마음을 사르르 녹일 수 있어야 했으니까요. 재미있게 가야하는데 그럼 공감의 능력이 떨어질 것 같고, 조금은 드라마틱하게 잡아야 하면 또 극 전체의 장르적인 부분이 불명확해질 것 같고. 좀 헷갈렸어요. 그래도 고민을 하면서 촬영을 진행한 점은 배우로선 너무 즐거운 경험이었죠.”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송승헌과 부부 연기를 한 경험은 가장 즐겁고 재미있는 추억이란다. 대한민국 모든 여성의 워너비 스타 중 한 명인 송승헌은 사실 여배우들에게도 동경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한 번은 꼭 함께 해보고 싶은 후배이자 배우가 바로 송승헌이었단다. 물론 그의 코미디 연기와 생활 연기가 너무도 색달랐던 점은 기억에 가장 남을 대목이라고.

사진 = 이수길 기자사진 = 이수길 기자

“정말 놀랐어요. 우선 너무 잘생겼잖아요. 비현실적인 잘생김? 하하하. 사실 보고 있는 것도 좀 어색할 정도로 저도 그랬고 승헌씨도 좀 어색해 했죠. 그런데 이번에 촬영하면서 송승헌의 다른 모습을 보게 됐었죠. 촬영 중간중간 아이들 목마도 태워주고 놀아주는 데 정말 묘하게 잘어울리는 거에요. ‘저 사람이 송승헌 맞나?’ 싶을 정도였죠. 결혼하면 정말 아이들에게 자상한 아빠가 되겠다 싶었어요.”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또 비록 극중 남편이지만 송승헌의 의외의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동생 엄태웅의 가정을 보면서 결혼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을까. 적령기를 훌쩍 넘긴 엄정화다. 그는 잠시 웃음을 터트린 뒤 ‘성환’(송승헌) 같은 남자라면‘이란 단서를 달았다. 물론 결혼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달라졌다고도 한다. 물론 당장 결혼을 할 상대도 없고, 아직은 연애나 결혼은 먼 얘기라고 선을 그었지만

사진 = 이수길 기자사진 = 이수길 기자

“그게 절박한 필요성을 느껴야 할 나이가 분명 있잖아요. 전 이미 지났죠. 하하하. 이젠 습관이 된 건지 혼자 있는게 편할 때가 많아요. 물론 영화 속 성환 같은 남자라면 아주 조금은 생각을 해볼 여지도 있겠지만 영화겠죠. 하하하. 가끔은 태웅이가 ‘누나가 (정)재형이 형과라도 좀 어떻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을 해요. 하하하. 재형이랑은 정말 형제 같은 친구? 걔도 절 여자로 안보는 데 무슨. 결혼? 글쎄요. 아직도 허전함을 일로 메우고 있고. 일을 대신해 날 메워줄 남자가 나타난다면 결혼은 저랑 가까워지겠죠. 하하하.”

그는 마지막으로 가수 활동에 대한 계획도 전했다. 가수 얘기에 민망한 듯 웃음을 터트렸다. 매번 작품을 하고 언론과 인터뷰를 할때마다 가수 활동 예정을 공언하고 나섰다며 졸지에 양치기 언니가 됐다고 부끄러워한다. 올해는 무대 위 ‘카리스마 퀸’ 엄정화를 볼 수 있을까.

사진 = 이수길 기자사진 = 이수길 기자

“아이고 죄송하고 민망도 하고. 매번 준비하고 있다고는 말했는데 그게 벌써 몇 년째인지. 하하하. 분명한 것은 준비는 정말로 하고 있어요. 전 배우이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가수이기도 해요. 분명히 무대 위 엄정화도 보여드릴 시간이 올거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아마도 빨리 될 것 같아요. 이번엔 거짓말 아니에요. 하하하.”

김재범 기자 cine517@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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