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부탁드립니다” KEB하나은행 출범식 직후 가진 함영주 신임 은행장 기자간담회에 김정태(사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사람들 사이 틈을 비집고 다니며 기자들 한명 한명에게 건넨 말이다.
김 회장은 이날 주인공인 함 행장의 기자간담회에 앞서 “오늘 내가 기자간담회에 나오지 않아도 되는데 처음이고 해서 나오게 됐다”며 “함 행장은 KEB하나은행을 앞으로 글로벌 리딩뱅크로 이끌 능력과 소양을 갖춘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가벼운 농담도 건넨 김 회장 때문에 이전까지 딱딱한 분위기는 반전됐고, 처음으로 많은 기자들 앞에 서 다소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던 함 행장도 여유를 찾은 모습이었다.
사실 함 행장은 앞서 가진 출범식에서 “이렇게 많은 취재진 앞에서 말을 해본 게 처음이라 부족해도 양해 부탁드린다”는 말을 먼저 했을 정도로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던 상황이었다.
이 같은 사정을 모를 이 없는 김 회장이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한 것.
그러고선 김 회장이 금새 간담회장을 빠져나갔다. 이유는 따로 있었다. 앞서 기자들과 명함을 교환하며 환담을 나누는 과정에서 이날 모인 취재진이 워낙 많아 그의 명함이 바닥을 드러낸 것.
함 행장의 인사말이 시작되기 바로 직전 다시 돌아온 김 회장은 명함을 주지 못한 기자들의 얼굴을 잊지 않고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곧 사라졌다.
앞서 출범식에서도 함 행장에 대해 “글로벌 리딩뱅크를 이끌 새로운 리더”라고 추겨새우며 분위기를 이끈 김 회장이었다.
이 같은 김 회장의 행보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진두지휘한 통합 일등공신이지만 이날 만큼은 조연을 자처한 30여 년 경력, 4년차 국내 4대 금융지주 수장의 관록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박종준 기자 junpark@
뉴스웨이 박종준 기자
junpark@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