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을 쓴 가수가 등장하고, 울림 있는 노래가 현장을 채운다. 가면을 벗는다. 놀란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서 매회 벌어지는 모습이다. 진짜 반전은 노래를 업으로 삼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법. 그래서 더 재미있는 ‘복면가왕’이다.
복면을 쓴 가수의 정체를 노래만 듣고 알아맞히는 프로그램인 ‘복면가왕’은 가수, 뮤지컬배우, 배우, 운동선수를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이 출연해 의외의 모습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가수는 노래를 밥벌이 삼는 직업이기에 정체가 공개되고 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기 일수다. 그러나 배우라면 다르다. 배우는 방송에 출연해 가창력을 공개할 일이 많지 않다. 그렇기에 복면을 쓴 복면가수의 정체가 배우라면 놀라움은 배가된다.
배우 김영호, 성지루, 김동욱, 김민희는 ‘복면가왕’을 통해 가창력을 공개했다.
김영호와 김민희는 7월 26일 방송된 MBC ‘복면가왕’ 1라운드 대결에 각각 모습을 드러냈다. ‘따끈따끈 떡 사세요’로 출연한 김민희는 이문세의 ‘빗속에서’를 열창했다.
또한 김영호는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로 가면을 썼다. 그는 하동균의 ‘그녀를 사랑해줘요’를 열창하며 가면을 벗었고 객석에서는 어느 때보다 큰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지난 6일 김동욱 역시 반전의 주인공이 됐다.
김동욱은 6일 방송된 MBC ‘복면가왕’에 출연해 고(故)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매력적인 중저음으로 소화했다.
이를 본 김형석 작곡가는 “김광석을 보는 듯한 무대였다”고 극찬했고, 가면을 벗자 객석에서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김동욱의 가창력은 인터넷 상에서 회자되었고, ‘김동욱의 재발견’이라는 수식어를 탄생시켰다.
20일 방송된 ‘복면가왕’에서 또 한 명의 반전 주인공이 탄생했다. 바로 성지루. 그는 한복을 곱게 입고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출연해 들국화의 ‘사랑한 후에’를 열창했다.
가면을 벗은 성지루는 “박해일과 술을 한 잔 하고 있었는데, 노래방에 갔다. 노래하는 장면을 매니저가 촬영해서 (복면가왕에) 제보해 나오게 되었다”고 출연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처럼 많은 배우들이 출연해 끼를 발산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복면가왕’의 또 하나의 재미라고 할 수 있다.
시청자들은 ‘복면가왕’에서 더 이상 제 2의 솔지를 기대하지 않는다.
앞서 가왕을 오랜기간 가왕자리를 지켰던 김연우를 비롯해 멜로디데이 여은, 이정 등 많은 가수들이 가왕에 올랐다.
그러나 이들은 솔지 만큼 화제를 얻지도, 주목을 받지도 못했다. 더 이상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건 숨겨진 실력파 아이돌그룹 멤버나,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우리를 압도하는 가수가 아니다.
그렇기에 ‘복면가왕’ 제작진 역시 숨을 보석을 발굴하기 위해 다수의 배우들을 출연시키고 있다.
비교적 전문적인 트레이닝이 된 가수들에 비해 다소 설익은 배우들이 가왕의 자리까지 오르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꾸준히 두드린다면 언젠가 진짜 반전을 마주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복면가왕’이 배우들이 영화나 공연을 홍보하는 일시적 예능프로그램이 아니라, 진짜 자신의 숨겨진 끼와 매력을 발산하고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주는 건강한 발전을 꾀하길 바라본다.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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