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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 김재원, 미소천사 벗고 악역 제대로 입었다

‘화정’ 김재원, 미소천사 벗고 악역 제대로 입었다

등록 2015.09.23 08:26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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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화정'사진=MBC '화정'


‘화정’ 김재원이 묵직한 울림을 선사하며 퇴장했다.

22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화정’(극본 김이영, 연출 최정규) 48회에서는 죽음을 앞두고 왕으로서 마지막 책임을 다하려 애를 쓰는 인조(김재원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인조는 곧 쓰러질 듯한 상황에서도 역적의 무리들을 처단하며 왕으로서 위엄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일생을 허울뿐인 왕으로 살아온 인조가 새 시대를 열어갈 아들 봉림(이민호 분)은 자신과는 다르게 마음껏 선정을 베푸는 성군이 되기를 바랬던 것.

평생을 증오했던 정적 정명(이연희 분)을 부른 인조는 “내가 공주를 미워했던 건 공주가 아니라 내 자신이 싫어서 였다는 걸. 잘못은 내가 했는데 내가 날 미워할 순 없으니 대신 공주를 탓하고 싶었던 것이오”라고 처음으로 정명에게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며 지난날의 잘못을 인정, 회한의 눈물을 쏟아냈다.

이날 김재원은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왕으로서 할 일은 마치고 죽겠다’는 인조의 심정을 결의에 찬 눈빛으로 드러내는가 하면, 어좌를 지키기 위해 저지른 악행과 그로 인한 희생이 떠오른 듯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연기로 강한 울림을 선사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화정’을 통해 데뷔 후 첫 악역 연기에 도전한 김재원은 트레이드 마크인 ‘살인미소’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악역에 최적화 된 인물처럼, 유약하지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혈한 왕 인조를 입체적으로 그렸다.

특히 야심가 능양군이 인조가 되어 죽음을 맞기까지, 14년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한 사람의 생애를 자연스럽게 이끌어가는 것은 물론, 삶의 희노애락 감정 변화를 세밀하게 표현해냈다는 평이다.

한편 ‘화정’은 혼돈의 조선시대 정치판의 여러 군상들이 지닌 권력에 대한 욕망과 이에 대항하여 개인적인 원한을 딛고 연대하는 광해와 정명 그리고 그런 정명이 인조정권하에서 그 권력과 욕망에 맞서 끝까지 투쟁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이슬 기자 ssmol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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