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기계 만든 후 20여 년 한식 외길 인생”“메뉴 경쟁력·즉석조리·농가와 상생, 성공비결”“2015년 45호점에 1000억이 목표”
“한식뷔페 시장이 안정기를 지나면 쇠퇴기로 이어지는 현상은 막을 수 없겠죠. 그래도 함께 쇠퇴할 것이냐 장기 브랜드로 남을 것이냐는 섬세하면서도 꾸준한 ‘관리’의 유무로 나뉠 겁니다”
최근 한식 붐이 일면서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까지 한식 뷔페 브랜드 런칭에 저마다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중 가장 오랫동안 한식 뷔페의 선구자로서의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는 이는 바로 정인기 풀잎채 대표다.
1997년 무렵 한양대학교 기계학을 졸업한 청년 정 대표는 기계설계 회사에서 일하던 중 손쉽게 두부를 만들 수 있는 기계를 개발하며 한식뷔페로 나아가는 초석을 다지게 됐다. 이후 ‘민속두부마을’, ‘두란’ 등 두부요리 전문점을 키워내며 20여년 한식 외식사업의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 한국인의 ‘웰빙’ 욕구에 부합하는 콩과 두부를 주재료로 청국장·콩비지·해물순두부 등을 파는 민속두부마을은 현재까지 전국 각지에 오픈한 48개 매장을 통해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02년에는 한국 프랜차이즈 대상 외식부문 ‘우수브랜드상’도 수상했다.
이에 힘입어 2005년부터 개점한 두부요리전문점 ‘두란’은 천연 순두부에 퓨전적 요소를 가미한 쇠고기샤브샤브·곤드레 돌솥밥·두부탕수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며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소비계층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다양한 한식 브랜드들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집대성한 새로운 브랜드가 바로 풀잎채다.
풀잎채가 ‘한식뷔페 최초의 브랜드’라는 그의 자부심은 뿌리깊고 단단하다. 계속 먹어도 질리지 않고 속이 편한 한식을 고급스럽게, 그럼에도 1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기 위해 그는 메뉴부터 매장 인테리어·직원 서비스까지 모든 면에 심혈을 기울였다. 여타 대기업 브랜드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풀잎채가 살아남는 성공비결로 그가 꼽은 것은 ▲‘메뉴’와 ▲‘즉석조리’의 경쟁력이다.
정 대표는 “마치 어머니가 지어주신 집밥과 같은 100%의 한식을 맛볼 수 있게 하는 데에 그 경쟁력이 있다”며 “이를 통해 어쩌다 한번 올 법한 뷔페가 아닌, 언제든지 와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장소로 인식 시켜 재방문을 높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 뷔페 프랜차이즈의 경우 이미 만들어 놓은 음식을 세팅해두기도 하지만 풀잎채는 메뉴들을 즉석에서 조리하여 가장 맛있을 때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고객들은 가장 맛있는 순간의 음식을 접하게 되고 그만큼 만족도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한식 뷔페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으로 그는 ‘정푸드빌’이라는 유통계열사를 만들어 매장에 들어가는 모든 식재료를 전국으로 매일 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농가와의 직거래를 통해 수급과 가격을 안정화시켜 각 매장마다 동일한 맛을 유지할 수 있게 제품화시킨 것이 눈에 띈다. 강원도 정선 농가에서 풀잎채의 독보적 메뉴 중 하나인 ‘곤드레나물’을 직접 공수해와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풀잎채 CK센터에서 일일이 선별하고 가마솥에 조리하는 작업을 거치는 것이 그러한 작업의 한 예이다.
이와 관련 정 대표는 “질 좋은 나물 등을 최대한 손질해 들여오기 때문에 각 매장에서의 역할 분담이 줄어든다”며 “그것이 고퀄리티의 식재료를 타 경쟁사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신선한 산들 나물을 우리 농가로부터 직접 구매하니, 유통 마진은 줄어들면서 가격 거품이 빠지고 농가는 살릴 수 있어 ‘상생’의 효과를 거둬들이고 있다.
정 대표는 또 고유의 체계적이고 세분화된 체크리스트로 식재료 파악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각 매장의 상황과 실시간으로 변동하는 사회 트렌드를 따라 식재료 로스는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면서도 “일별 식재료 보고와 지속적인 파트별 교육을 통해 가급적 재고가 남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정 대표가 중요시하는 것은 이러한 고급 재료들과 체계적인 시스템 속에서 요리를 만드는 조리사 등 인력 문제다.
우선 풀잎채는 직원들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매장 출신을 본사직원으로 채용하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정 대표는 ‘사람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신념 하에 항상 직원들과 만나 그들의 환경이나 비전에 대해 듣고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는 등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1월 창원에서 1호점으로 시작해 현재 전국 각지에 37개의 매장을 뿌리내린 풀잎채는 지난 9월 벌써 고객 방문 300만명을 돌파했다. 정 대표는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는다. 여세를 몰아 올해 말까지 서울·청주·부천 등에 추가로 매장을 오픈해 45호점까지 만들고 1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삼고 있다. 또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한식 세계화에 앞장서겠다”며 해외 진출도 지속적으로 도전하겠다는 계획도 단계적으로 실행해 나가고 있다.
◇정인기 대표는
▲1959년생 ▲한양대 기계전공학 졸업 ▲1996년 G tech Korea 본부장·부사장 ▲1998년 (주)푸른마을 대표이사 ▲2009년 (주)풀잎채 설립 ▲2011년 연세대학교 대학원 호텔외식경영학과 졸업
문혜원 기자 haewoni88@
뉴스웨이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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