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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반짝이는 소신이 지탱한 15년 연기 외길

[인터뷰] 김재원, 반짝이는 소신이 지탱한 15년 연기 외길

등록 2015.10.13 00:03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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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원, 반짝이는 소신이 지탱한 15년 연기 외길 기사의 사진


기억하는가. 김재원의 눈부신 미소를.

배우 김재원은 지난달 29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화정’에서 인조 역을 맡아 생애 첫 악역에 도전했다. ‘미소천사’라는 수식어는 잠시 접어두고 야심과 권력을 향한 욕망에 사로잡힌 인조로 분했다.

미소를 지운 김재원은 또 다른 모습이었다. 극 중반에 합류한 김재원은 초반의 부담을 떨치고 자신보다 뛰어난 아들 소현세자를 견제하는 인물로 분했다. 악역, 사이코패스라는 극단적인 키워드를 뒤로하고 김재원은 자연스럽게 인조의 옷을 지어갔다.

김재원은 ‘화정’을 통해 연기에 대한 또 다른 재미를 찾았다.

“‘로망스’ 이후에는 제가 원해서 작품을 하지 못했던 거 같아요. 정말 하고 싶은 작품들이 있었고, 표현하고 싶은 작품도 있었는데 그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거든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 모든 것들이 필요한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다양한 드라마를 이어하다 보니 연기에 대한 흥미도 떨어졌죠. 그런데 시각을 조금 비트니까 다양한 삶이 보이더라고요. 표현할 수 있는 연기도 많고요. 생각과 시각이 바뀌더라고요.”

데뷔 15년차 김재원은 고민을 거듭하며 여유를 찾은 모습이었다. 인터뷰 내내 한숨과 호방한 웃음을 번갈아 보이며 묵직한 답변을 꺼냈다. ‘화정’ 속 인조를 어떻게 해석했는지 물었다.

“무언가를 알아가다보면 내가 아는 것에 대해 자만에 빠질 때가 있죠. 남들이 바라보면 미흡하지만 본인 스스로 능력을 과대평가 하기도 합니다. 인조는 그런 모습이었어요. 그래서 일을 그르쳤고, 자만에 휩싸였죠. 완성되지 않은 자아로 불안에 가득했고,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났어요. 한 민족을 다스린다는 것은 쉽지 않고, 그 감정에 쉽게 다가갈 수 없었죠. 내부에서 충돌도 강했어요. 그런 충돌이 사이코패스적인 내적 자아를 만들었죠. 강인해보였지만 누구보다 유약했어요.”

 김재원, 반짝이는 소신이 지탱한 15년 연기 외길 기사의 사진


생애 첫 악역에 도전한 김재원은 누구보다 인조라는 인물에 애착을 가지고 쪼개 분석했다. 욕망에 휩싸여 열폭하는 그의 모습은 신선했고, 다소 충격적이었다. 김재원에게 ‘화정’은 어떤 의미일까.

“또 하나의 마무리 된 책임감이랄까요. 저마다 행해야 하는 일에 중요도가 있는데, 제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일에 대한 책임감이에요. 연기를 할 때 책임감이 가장 커요. ‘화정’에서 내가 맡아야 하는 영역에 대한 책임감이 비로서 끝났어요.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김재원은 조심스럽지만 분명한 말투로 ‘화정’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책임감이라는 단어로 ‘화정’을 평가하는 그의 모습은 적잖은 부담을 짐작케 했다. 김재원이 용포를 입은 모습을 일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김재원은 “용포가 불편해 왕하고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며 “자유롭고 싶다”고 미소지었다.

또 다른 작품을 통해 변신과 도전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김재원은 배우로서 원초적인 목표로 ‘공감’을 꼽았다.

“연기에 정답이 없지만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해요. 인물이 가지고 있는 아픔, 희로애락이 몸짓을 통해 표현되거든요. 극에서 감독과 연기자, 작가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잘 전해져야 사랑받고 박수 받아요.”

그렇다면 ‘화정’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었을까. 김재원은 이 물음에 대해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했다. 난 배우다. 그 이상은 감히 짐작하지 못한다”고 겸손한 답변을 내놓았다.

 김재원, 반짝이는 소신이 지탱한 15년 연기 외길 기사의 사진


공감대. 이는 철저히 시청자를 염두해 둔 말이었다. 김재원에게 시청률과 시청자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영향력이 엄청나요. 시청률이 좋은 작품부터 그렇지 않은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을 작업했어요. 그런데 시청률이 좋은 작품은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는 촬영장 분위기가 형성되요. 하지만 시청률이 좋지 않더라도 주위 시선이 애초에 의도한 메시지 전달에 영향받지 않도록 콘트롤 하는게 중요해요. 그게 프로죠. 내가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사고를 넓게 할 필요가 있어요”

김재원은 그야말로 프로였다. 시청자를 존중하면서도 배우로서 책임감을 잃지 않았다. 15년 간 배우로서 켜켜이 쌓아온 내공 역시 남달랐다. 반짝이는 소신이 그를 지탱했다. 그동안 김재원은 결혼과 출산이라는 인생의 굵직한 경험도 했다. 큰 경험을 통해 넉넉한 여유를 찾은 김재원. 그에게 목표를 물었다.

“모든게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오감을 통해서요. 갓난 아이가 바라보는 세상의 모든건 신기하죠. 모든게 새로워요. 신기하고 충격적이죠. 흥미를 유발하는 자극이 계속되는데 어느 순간 너무 많은 걸 본거죠. 새로운 신선함과 자극. 그런 느낌을 더 갖고 싶어요. 무뎌진 칼도 쓰임이 있지만 대로는 날카로움도 필요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호기심과 자극을 통해 에너지를 받거나, 또 모로리 삭제하고 다시 받아들이는 작업이 필요하죠. 그런 작업을 통해 배우로서 리프레쉬 하고 싶어요” [사진=윌엔터테인먼트]

이이슬 기자 ssmol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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