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팔 사기 설계자, 7년 간 전국활보···낚시·캠핑도 즐겨

조희팔 사기 설계자. 조희팔 일당의 사기행각에 핵심인물로 꼽히던 배상혁이 구속됐다. 사진=연합뉴스.

조희팔 일당의 다단계 사기사건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배상혁이 구속됐다. 특히 배씨는 7년 간 고급 승용차를 소유하고 낚시와 캠핑 등의 취미생활을 즐기는 등 유유자적 지내와 은닉 자금 등이 있을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대구지법 김종수 부장판사는 이날 배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7년간 도피 생활을 하고 압수수색 직전에 증거를 은닉한 점 등에 비춰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가 있다”며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배 씨는 조희팔 일당이 전국을 무대로 4조원대 금융 다단계 사기행각을 벌이던 시점, 전산실장을 담당한 핵심 인물이다. 경찰은 배씨가 2008년 10월 31일 대구지방경찰청의 다단계업체 본사 서버 압수수색을 앞두고 전산 기록을 삭제하는 데 깊이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 결과, 배씨는 지난 7년간 가족과 꾸준히 접촉하면서 서울, 경주, 경산, 대전 등 전국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생활한 것으로 파악됐다. 생활비가 떨어지면 서울에 사는 아내를 수시로 찾아가 돈을 받아 써 온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배씨는 그러나 장기 수배자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전국을 활보하고 다녔다. 이 과정에 검문검색 등 특별한 제지는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화 시 공중전화를 사용했다는 점을 빼면 고급차량을 소유하고 낚시, 캠핑을 즐기는 등 취미생활을 즐긴 것으로 드러나 의구심이 들고 있다.

경찰은 배씨를 상대로 은닉재산, 돈의 흐름 및 사용처, 조씨 일당과의 접촉 여부를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이어진 기자 le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