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무심히도 흘렀다. 늘 올곧은 심지로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마왕 신해철이 예기치 못한 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1년의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그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마왕을 향한 그리움은 커져만 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22일 신해철이 갑자기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놓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신해철은 5일 만에 사망에 이르렀다. 그를 잘 알던 지인들과 팬들에겐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소식이었다. 그렇게 신해철은 소중한 아내와 슬하의 아들, 딸을 두고 먼저 세상을 떠났다.
지난 25일 경기도 안성시 유토피아 추모관에서는 故 신해철의 1주기 추모식이 거행됐다. 이날 추모식에는 유족들과, 고인이 생전 활동했던 그룹 넥스트 멤버들 그리고 마왕을 잊지 못하는 팬들까지 약 50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그리움의 편지’ ‘퍼플 리본 달기’ 등 식전행사와 추모 미사와 추모사 낭독, 기제사 예식 등으로 이뤄졌다. 이어 유토피아 납골당에 안치된 유골을 야외 안치단으로 옮기는 봉안식 및 장지 헌화식 등 자유 참배도 진행하며 다시 볼 수 없는 신해철을 조금이나마 느꼈다.
신해철은 살아생전 가요계는 물론, 대한민국 문화 전반에 큰 영향력을 끼쳤기에 다양한 방법으로 고인을 추모했다.
먼저 지난 24일 KBS2 ‘불후의 명곡’과 JTBC ‘히든싱어4’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나란히 故 신해철 편으로 꾸며졌다. 그를 그리워하는 이들과 함께 영원히 남아있을 고인의 음악으로 슬픔을 함께 나누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또 故 신해철의 음악인생을 담은 유작앨범도 발매된다. 그의 유작앨범 ‘웰컴 투 리얼 월드’가 27일 LP 한정판으로 출시된다.
이번 앨범에는 고인의 유작 3곡을 포함해 총 40곡이 수록됐다. 지난해 데모버전으로 공개됐던 ‘I Want It All’도 완성된 편곡으로 수록됐다. ‘더 늦기 전에’ ‘그저 걷고 있는 거지’ ‘길 위에서’ ‘힘을 내’ 등 신해철의 숨어있던 명곡까지 실렸다. 3000장 한정판으로 출시되는 이번 앨범에는 66600001번부터 66603000번까지 고유 번호가 표시된 카드가 포함 돼 그 의미를 더했다.
동료 뮤지션들도 고인의 1주기를 맞아 추모에 나섰다. 윤종신은 27일 故 신해철 1집 ‘고백’을 리메이크한 추모곡을 발매했다. 음원 수익금 전액은 유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고인의 팬클럽 ‘철기군’ 역시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사망 후 1년간의 주요 관련 기록을 요약해 비망록 ‘Remembrance’라는 이름으로 공개했다. 이 비망록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정리한 요약 노트와 시간 순으로 사건을 나열해 한 눈에 볼 수 있는 타임라인 두가지 방식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이 중 신해철닷컴으로 접속 가능한 타임라인은 지난 1년간 보도된 각 언론사의 신해철 사망사건 관련 뉴스를 시간 순으로 정렬해 양측의 상반된 주장과 입장변화, 사건 진행을 손쉽게 볼 수 있다.
또 다음달 1일 오후 서울 강북구 번동 북서울꿈의숲 야외무대에서 신해철 1주기 추모 공연도 개최한다. 공연에서는 신인가수들이 고인의 노래를 들려주는 한편 팬들이 만드는 추모 기념 벤치 프로젝트에 대한 홍보가 이뤄질 예정이다.
팬클럽 ‘철기군’은 故 신해철이 밴드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로 ‘MBC 대학가요제’를 통해 데뷔한 날인 오는 12월 24일(1988)에 추모비를 공개하는 제막 행사도 열기로 했다.
경기도 성남시가 계획 중인 ‘신해철 거리’(가칭)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성남시는 지난 22일 거리 조성을 위한 정책연구 용역을 11월 말까지 마친 뒤 내년부터 본격 공사에 착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해철 거리’는 고인의 작업실이 있는 분당구 수내동 주변 160m 구간으로 지역 상권 활성화 사업과 연계한 문화의 거리로 조성 될 예정이다.
한편 고인의 사망원인을 두고 불거졌던 의료사고 논란은 아직도 치열한 법정공방중이다. 지난 21일 故신해철의 사망 사건과 관련한 첫 공판이 서울 동부지법에서 열렸다. K원장은 업무상과실치사혐의, 업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기소됐으며 현재 K원장과 검찰 측의 주장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언제나 강인하게 노래 했기에, 그의 죽음은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 2015년 10월 27일. ‘마왕’ 신해철 사망 1주기. 우리 시대의 ‘마왕’이었던 그를, 허망하게 떠나 보낸지 365일의 시간이 지났다. 그는 우리 곁에 없지만, 그를 추억하는 많은 이들에게 남겨둔 그의 음악과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던 그의 따뜻했던 목소리까지 여전히 그대로 남아있다. 늘 그러해왔지만, 오늘은 유달리 그가 그리워지 날이다.
김아름 기자 beautyk@
뉴스웨이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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