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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J 동반자 관계 설정, 자발적 빅딜 모범답안

SK-CJ 동반자 관계 설정, 자발적 빅딜 모범답안

등록 2015.11.10 08:06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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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CJ헬로비전 인수하면서 CJ유증 참여·공동펀드 조성
모바일-유선 강자 노리는 SKT
콘텐츠 확대 CJ 모두 ‘윈-윈’

SK-CJ 동반자 관계 설정, 자발적 빅딜 모범답안 기사의 사진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한다. 또 SK텔레콤은 CJ주식회사의 유사증자에도 참여, 2% 지분을 확보키로 했다. CJ그룹은 문화콘텐츠에 주력할 수 있게 됐고, SK텔레콤은 유료방송시장 1위인 KT를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미디어업계는 요동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SK텔레콤과 CJ그룹이 동반자 관계를 설정했다고 보고 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의 인수는 업계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각자 장점을 보유한 사업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다. 시장 점유율만 50% 수준이다. 하지만 유료방송과 유선인터넷 시장은 다르다. SK브로드밴드가 지난 수년 간 IPTV, 유선인터넷 가입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공을 들였지만, KT와의 격차는 지속 벌어지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KT와의 격차는 2011년 410만명에서 현재 500만명 이상으로 벌어졌다.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격차는 330만명 수준에 달한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3대 플랫폼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미디어 플랫폼도 포함된다. 하지만 KT와의 격차가 지속 벌어지면서 미디어 경쟁력을 강화하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다.

CJ헬로비전은 미디어 플랫폼사로 거듭나려하는 SK텔레콤 입장에서 큰 이득이다. 당장 유료방송 가입자는 100만명 이내로 격차를 좁힐 수 있고, 초고속 인터넷 또한 8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다.

정부의 인가,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하고, 내년 4월 인수합병이 완료되면 SK텔레콤은 당장 KT를 위협하는 유료방송사업자로 거듭난다. 콘텐츠 수급 또한 수월하다. CJ E&M의 경우 지상파 방송사와 견줄만한 방송 콘텐츠 제작업체로 꼽힌다. CJ헬로비전 인수로 미디어 플랫폼에서 KT를 제치고 1위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최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CJ헬로비전의 미디어 가입자가 매력적인 자산이라고 봤다. 미디어 플랫폼 강화를 위한 인수였다”며 “CJ그룹의 고객 기반, 포트폴리오를 봤을 때 SK텔레콤이 지향하는 생활가치 플랫폼, IoT 등에서도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이번 빅딜을 통해 SK텔레콤의 CJ주식회사의 지분 일부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은 CJ주식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 2%의 주식을 취득했다. 양 사간 시너지 창출을 위한 일종의 담보 역할을 하는 주식이라 해석된다. 추가적으로 SK텔레콤과 CJ그룹은 콘텐츠 분야 제작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공동 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CJ그룹 측에서도 이점은 많다. 연간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에 달하는 CJ헬로비전은 케이블방송이 주력사업이다. 케이블산업은 수년간 IPTV업체들의 공세에 지속 가입자가 감소하고 있다. 클라우드 등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다소 역부족이다.

CJ는 알뜰폰 사업을 통해 자사 문화콘텐츠 강점을 모바일로 전이시키려 했지만, 알뜰폰이 국내 도입된지 3년이 지나면서 가입자 증가세는 점점 둔화되고 있다. 케이블을 과감히 버리고 CJ그룹이 강점이 있는 문화콘텐츠 사업에 주력할 실탄 등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양사 간의 이번 인수합병은 업체 간 자발적 빅딜이 어떻게 가야하는지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업체 간 잘할 수 있는 분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업체 가 보유한 강점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향후 국내 기업들의 빅딜에서 SK텔레콤과 CJ그룹의 동반자 관계 설정이 모범답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어진 기자 lej@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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