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FT아일랜드 보컬 이홍기가 오롯이 ‘솔로 가수’ 이홍기로 무대에 서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명품 보컬’ 이홍기가 9년만의 첫 솔로 앨범 ‘FM302’를 발매하고 당당히 홀로서기에 나선다. 강렬하기만 했던 록 음악이 아닌, 추워지는 계절의 길목에서 리스너들의 감성을 제대로 저격할 ‘보컬리스트’ 이홍기의 야심작이 세상에 나왔다.
이홍기는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예스24 무브홀에서 자신의 첫 번째 솔로 미니앨범 ‘FM302’ 발매 기념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솔로로 첫 발을 내디뎠다.
이날 쇼케이스는 슈퍼주니어 김희철이 진행을 맡았다. 쇼케이스는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 방식을 착안해 특별하게 꾸며져 시선을 끌었다.
이홍기는 차분한 블랙 색상 의상으로 무대에 올라 폭발적인 가창력과 호소력짙은 보이스로 타이틀곡 ‘눈치 없이’를 열창했다. 타이틀곡 ‘눈치 없이’는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하는 남자의 가슴 아픈 마음을 대변하는 곡으로, 할리우드 흥행작 ‘어벤저스’ OST 작업에 참여한 작곡가 스티븐 리(Steven Lee)가 작곡하고 이홍기가 작사에 참여해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무대를 끝낸 이홍기는 “신인 솔로 가수 이홍기입니다”라고 재치있는 멘트로 첫 인사를 건넸다. 데뷔 후 처음으로 취재진들 앞에 홀로 선 그는 “언제나 느끼지만 기자님들 앞에서는 뭘 해도 어색하다. 뭔가 두렵고 위화감이 있다”며 웃었다.
이홍기 솔로 첫 번째 미니앨범 ‘FM302’는 라디오 주파수 변조방식인 FM과 이홍기 생일인 3월 2일을 합친 단어로, 각각 다른 라디오 주파수마다 다양한 자신의 음악들이 세상에 울려퍼진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홍기는 “앨범 타이틀을 무엇으로 할지 정말 걱정이었다. 옆에서 스타일리스트 동생이 도와줬다”며 “라디오 콘셉트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하더라”고 운을 뗐다. 그는 “라디오는 항상 이야기를 하면서 여러 가지 음악을 말하기 때문에, 그런 의미로 ‘FM302’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홍기의 솔로 앨범을 응원하기 위해 FT아일랜드 멤버들은 라디오 사연 방식으로 재치있는 응원 메시지를 보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이재진은 “꼭 잘되자. 열심히 한 만큼 잘 될거야”라고 말했다. 최종훈은 “홍 스타, 이번 앨범 잘 돼서 나 버리지마”라며 “난 네 옆에서 기타 쳐야 살아 있음을 느껴”라는 재치있는 메시지를 보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송승현은 “홍기 형, 엑소와 같이 나온대. 형은 내게 엑소보다 더 멋있다”라고 전했고, 최민환은 “홍 스타님, 활동하면서 감기 조심하세요. PC방 가지말고요”라고 돌직구를 날려 현장을 폭소케 했다.
이어진 무대는 이번 이홍기 앨범의 네 번째 트랙 ‘Be Your Doll’이다. ‘Be Your Doll(비 유어 돌)’은 특유의 잡음, 소음으로 대표되는 글리치 사운드에 힙합, 펑키 사운드를 더한 글리치 합 기반의 트랙이다. 미끄러지는 듯한 베이스 라인과 비트, 중독성 있는 신스라인을 사용해 인트로, 코러스, 훅 파트가 각기 다른 악기들로 채워졌다. 사랑하는 사람의 인형이 되고 싶다는 귀여운 가사가 담긴, 편안하게 춤 출 수 있는 곡이다.
곧이어 상영된 ‘눈치 없이’ 뮤직비디오는 감성을 자극하는 드라마타이즈 형식으로 제작됐다. 여기에 이홍기의 상대역으로 배우 박신혜가 6년 만에 함께 호흡을 맞춰 역대급 완성도의 뮤직비디오가 탄생했다.
이홍기는 박신혜에 대해 “예전에 ‘미남이시네요’를 통해 알고 있었다. 그 전부터 서로 아역배우 출신이다 보니 이름을 알고 있었다. 그 관계가 지금까지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뮤직비디오 내용에 이홍기는 ‘나쁜 남자’로 분한다. 하지만 이홍기는 “노림수다. 보는 사람에따라 다르다. 잘 생각해보면 여자의 환상으로 남자에 대한 집착이 심한 내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이홍기는 솔로 앨범에 대한 솔직한 생각들을 털어놨다. 먼저 “앞선 FT아일랜드 앨범은 워낙 록 매니아적인 음악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보여드리겠다는 의미를 담은 앨범이었다면, 제 솔로 앨범은 많은 분들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따. 그러면서 “어제 한 숨도 못 잤다. 곡 작업하는 스탭들도 같이 밤을 샜다”며 “홀로 무대에 서니까 뭔가 허전하고 외로웠다”고 밝혔다.
이어 “혼자 100%를 다 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굉장히 불안하더라. 아까 라이브할 때도 엄청 긴장했었다”며 “어제 앨범이 공개된 후 부터 잠을 단 한 시간도 못 잤다. 1집 데뷔했을때처럼 음원차트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굉장히 설렜던 것 같다”고 솔로로 활동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설레는 감정을 드러냈다.
지난 2007년 FT아일랜드로 데뷔해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왔던 이홍기는 데뷔 약 9년만에 첫 홀로서기에 나섰다. 그간 FT아일랜드로 보여준 음악과 ‘솔로’ 이홍기의 음악은 어떤 점에서 다를까.
그는 “사운드적인 면에서 완전히 다르다. FT아일랜드 앨범을 준비할 때는, 발라드 장르라도 밴드 사운드가 굉장히 강했다. 하지만 이번엔 보컬이 더욱 돋보일 수 있는 음악을 했다”며 “앨범 제작하는데 2개월 정도의 시간밖에 없었다. 그 안에 곡을 만들었다. FT아일랜드가 아닌, 솔로 앨범에 넣을 14곡 정도를 만들었는데 거기서 추려낸 음악들을 넣었다. FT아일랜드에 들어갈 노래는 따로 만들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솔로’ 이홍기에 대해서는 “나는 음악을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래서 FT아일랜드가 아닌 음악을 상상 해 본적이 없다”며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FT아일랜드의 다음 앨범 전에 새로운 음악에 대한 도전의 의미도 있었다. 기존의 제가 하던 ‘사랑앓이’와 같은 발라드가 아닌 감성적인 발라드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눈치 없이’ 음악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릴때의 발라드와는 또 다른, 깊고 멜로딕한 음악으로 팬 여러분들을 찾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FT아일랜드와 영원히 라이벌일수 밖에 없는 FNC 소속 가수 씨엔블루는 이홍기에게 어떤 의미일까. 이홍기는 “라이벌아리가보다는 선의의 경쟁자다. 선의의 경쟁자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훨씬 자극이 된다”며 “씨엔블루가 나오기 전에는 그런 생각이 없었는데, 씨엔블루가 나오니까 서로 윈윈하며 좋은 자극제가 되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더불어 씨엔블루 리더 정용화는 지난 1월, 이홍기보다 먼저 솔로 앨범을 발매하며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에 대해 이홍기는 “사실 나는 솔로 앨범을 생각하지도 않았다. 오로지 FT아일랜드 음악을 만들고 있었고, 어떻게 가야 할지에 대해 생각했다”며 “(정)용화가 나보다 먼저 나온 건 타이밍이 좋았었다. 용화가 나보다 인기가 많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솔로 앨범을 준비하면서 굉장히 열심히 준비했고 고민했다. 저만 보여줄 수 있는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고생 많이 했던 것 같다”며 앨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이홍기는 “이런 특별한 이벤트가 무거워지는데 조금이나마 바꿔보자”며 “친한 희철이 형을 불러서 라디오처럼 진행하자는 느낌으로 진행했는데 많이 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정말 열심히 활동해보겠다. 저도 잘 되면 FT아일랜드도 잘되는 거니까,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모습 보여 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결코 눈치 없지 않은, 과감하지만 또 너무도 평범하고 매력적인 이홍기의 새로운 시작이다. 그의 음악적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다채로운 자작곡으로 채워진 이번 첫 번째 솔로 앨범으로 이홍기가 가수를 넘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입지를 다시금 굳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보자.
한편 이홍기 ‘FM302’는 18일 0시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됐으며, 20일 KBS ‘뮤직뱅크’를 시작으로 활발한 방송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아름 기자 beautyk@
뉴스웨이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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