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들이 만들어가는 드라마가 탄생했다. 인간의 기본적인 내면을 잘 드러내며 독하고 쎈 드라마 ‘천상의 약속’이 안방 극장에 통쾌한 복수극을 선사한다.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 셀레나홀에서 KBS2 새 저녁 일일드라마 ‘천상의 약속’(극본 김연신 허인무, 연출 전우성, 제작 네오엔터테인먼트) 제작발표회가 열린 가운데, 전우성 PD를 포함해 배우 이유리, 서준영, 송종호, 박하나, 이종원, 김혜리 등이 참석했다.
전우성PD는 “‘천상의 약속’은 사랑과 화해, 용서를 이야기한다”고 드라마에 대해 소개했다.
이유리는 “오랜만에 KBS에서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를 맡게 돼 영광이다. 촬영하는 내내 배우들과 호흡이 좋았고, 감독님과 작가 선생님과 모여서 모든 걸 쏟아붓자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유리는 극중에서 1인 2역을 맡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이나연과 백도희는 성격이 다른 캐릭터다. 저에겐 또 다른 과제다”라고 설명했다.
서준영은 “KBS에 4년만에 복귄데 너무 감사하다. 모든걸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박하나는 “시나리오를 읽고 욕심이 났다. 악역이지만 악역 같지 않은 역할을 맡았다”라며 “예쁘고 사랑스럽게 표현 할테니 잘 지켜봐달라”고 인사를 건넸다.
김혜리는 “미움과 악함을 가진 캐릭터다. 어떻게 그려나갈지 앞이 컴컴하지만 잘 표현해보도록 하겠다”고 전했고, 이종원은 “김혜리와 금술 좋은 부부 역할을 맡았다. 드라마 보시면 초반에 다 봤겠다 싶을 정도로 내용이 나올 것”이라면서도 “계속 반전이 있는 드라마라서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우성 PD는 따뜻한 방향으로 드라마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전 감독은 “주인공의 대척점에 서있는 인물들에게 작가님들이 그럴 수밖에 없는 그들의 상처와 결핍을 만들어 주셨다. 그래서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주인공의 대척점에 있는 인물들이 잘못된 선택이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을 그려나간다면, 따뜻한 시선으로 그들을 연민하면서 따라갈 수 있는 이야기로 만들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그것을 연출하는데 꼭 살려야 하는 초점으로 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상의 약속’은 속도감 있는 전개를 펼칠 예정이다. 전우성 PD는 “방송 첫 주는 주인공들의 20년전이 나오고, 둘째 주는 5년전 주인공들의 인연. 3주차에 현재에 대해 나올 것”이라며 “2주만에 악의 이야기를 다 풀어내고, 초반에 현란할 정도로 빠르게 이야기가 전개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반부터 흥미롭게 보실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매력적인 악녀들의 열전···이유리, 박하나, 김혜리
‘천상의 약속’에서 눈여겨 볼만한 부분 중 하나는 전작인 MBC ‘왔다 장보리’에서 연민정 역할을 맡으며 연기 대상을 수상한 배우 이유리가 오랜만에 KBS 복귀하는 것에 있다. 이유리는 ‘엄마가 뿔났다’ 이후 약 8년만에 KBS 드라마 출연이다.
특히 극중에서 이나연과 백도희. 1인2역을 맡아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맡았다. 이에 이유리는 “요즘 ‘애인있어요’ 김현주 언니 연기를 보면서 굉장히 부러웠고 연구도 했다. 저 또한 백도희, 이나연의 캐릭터가 성격이 완전히 달라 어떻게 풀어나갈지 감독님과 많이 이야기 했다”며 “한 드라마에서 1인 2역을 했던 기억은 거의 없었고, 그래서 더욱 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작에서 극한 악녀로 분했던 이유리에게 부담감은 없었을까. 그는 “‘왔다 장보리’ 이후라서 사실 부담이 됐다. 연민정 때 할 수 있는 걸 다해봐서 어떻게 새로운 걸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하지만 그런 것에 의식하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감독님과 상의하면서 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며 “이 작품을 통해 (연민정을) 넘어야겠다는 생각보다 이나연과 백도희 캐릭터에 집중하다보면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연민정과 비슷하더라도 즐겁게 보시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드라마를 통해 극중 백도그룹의 손녀로 뜨겁고 쿨한 여자 장세진 역을 맡으며 악녀 캐릭터에 도전한 배우 박하나는 이유리에게 씌워진 악녀 캐릭터에 기가 눌릴까봐 걱정 했었다고.
박하나는 “악녀임에도 불구하고 사랑스럽고 즐겁고 재밌게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이유리) 언니에게 눌릴까 걱정했다”며 “기에 눌리기 보다는 재밌게 손에 땀을 쥐면서 볼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런 박하나에게 이유리는 “(박하나 씨는)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오고 강한 분이다. 강하게 생기고 쎄게 생겨서가 아니라 내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대단한 배우라고 느껴졌다”고 칭찬했다.
‘천상의 약속’에서 또 다시 악역을 맡은 김혜리는 전작 ‘어머님은 내 며느리’에 이어 또 다시 극한의 악역을 맡았다.
이에 대해 김혜리는 “악역을 그만 하고 싶었다. 악역을 맡다보면 기가 빠지고 힘이 빠진다. 지난번 아침 드라마를 하면서 에너지를 많이 쏟았다. 그 전에 쉰 기간이 있어서 더 열심히 해야지 하는 생각에 에너지 200%를 넣었다. 많이 지쳐서 다음번에 편하게 연기하겠다고 생각 했었다”고 운을 뗐다.
김혜리는 “하지만 감독님께 ‘천상의 약속’ 시놉시스를 받으니까 악역을 쉴 수 없었다. 한 번 악역을 맡으면 계속 맡게 되는 게 악역의 매력이다”라며 “착한 역할은 평상시에 보여주는 건 더 미화하는 거지만 악역이라는 건 인간 내면에 있는 악한 부분을 드러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보시는 분들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느낌을 받았고 성취감이 높은 것 같다. 이번엔 좀 더 다른 악역이겠지만 조금이라도 용서받을 수 있는 여지가 없는 악역이지만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나쁜 수식어가 다 붙을 수 있을 것 같다. 악역도 연기 대상을 받을 시대니까 열심히 해보고 싶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이에 이종원은 “악역도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을 받을 수 있는 시대다. 작품 속에서 맡은 역할에 대해 시청자들도 좋은 연기로 봐주시고 한 번 더 봐주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천상의 약속’은 사랑했던 사람에게 그리고 대를 이어 내려온 악한 사랑에 짓밟힌 한 여자의 굴곡진 삶을 담은 작품이다. 2대에 걸친 네 모녀의 얽히고 설킨 악연의 끈을 매혹적인 스토리와 리드미컬한 전개로 속도감 있게 풀어냈다. 드라마 ‘천국의 눈물’을 통해 박진감 넘치면서도 빠져드는 필력을 인정받은 김연신 작가와 허인무 작가가 다시 한 번 손을 맞잡았으며 ‘드라마 스페셜-비밀’ ‘드라마 스페셜-터미널’ ‘울랄라 부부’ 등을 통해 밀도 높은 연출력을 선보인 전우성 PD가 의기투합했다.
한편 ‘천상의 약속’은 ‘다 잘 될거야’ 후속으로 오는 2월 1일 KBS2에서 첫 방송된다.
김아름 기자 beautyk@
뉴스웨이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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