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송 이어 이재영 중도하차 불명예
비전문가 사장 조직 훼손 가능성에 끙끙
LH(한국토지주택공사)조직이 술렁이고 있다. 통합 2대 사장으로 최대 실적을 올린 이재영 LH사장이 연임은 커녕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돌연 사퇴했기 때문이다. 그가 정치권 외압을 견디지 못해 사퇴했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임직원들은 크게 동요하고 있다. 토지·주택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낙하산 사장이 선임될 가능성으로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26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이재영 사장이 돌연 퇴임을 발표하며 파장을 일으킨 이후 LH진주 본사를 비롯, 각 지역본부의 경영진과 직원들은 예상치 못한 소식임에도 외견상 평온함을 유지하고 있다.
사업규모가 20조원을 넘나드는 국내 최대 공기업인 만큼 수장(首長)의 급작스런 공백에도 주어진 업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조직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실제로 대외 업무의 경우 황종철 LH부사장이 사장 직무 대행을 맡아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직원들도 평시대로 사업과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겉보기와 달리 내부에서는 술렁이고 있다. 통합 초대 사장인 이지송 사장에 이어 2대 사장인 이재영 사장마저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하차면서 정치권 인물이 사장으로 임명된다면 조직이 크게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낙하산 사장에 대한 걱정도 크다. 토지·주택분야 전문가가 아니라면 서민들의 주거생활 안정과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 하는데 성과를 내기는 커녕 비효율과 업무 피로도만 가중시킬 수 있다.
빚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이재영 사장 재임 기간 중 LH는 빚(금융부채)을 106조원에서 89조원으로 크게 줄였다. 하지만 임대주택사업 시기를 연기하는 방법으로 빚을 줄이다보니 올해 빚이 늘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던 상황에서 정치권 인사까지 사장자리를 꿰찬다면 자리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선심성 사업을 크게 늘려 다시 빚방석에 앉을 수 있다는 것.
행복주택과 뉴스테이의 지속적인 추진과 리츠·대행개발·공공·민간 공동사업 등 새 정부들어 도입한 사업들도 급작스런 감속이 우려된다. 정치권 외압설 여파로 사장 자리 장기공석으로 경영 공백도 염려되고 있다.
LH 고위 관계자는 “외견상 조직은 평온하다. 경영진과 직원들은 주어진 업무에 충실하게 맡고 있다”면서도 “아무래도 (정치권 낙하산 인사가 아닌) 부동산 분야에 식견이 높은 사람이 (사장으로) 오는게 좋지 않겠나”고 말했다.
LH를 지휘,감독하는 국토교통부도 심기가 불편하다. 외압설이 사실이라면 국토부 출신인 이재영 사장이 각고의 노력으로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해 놓은 공을 무시한 처사라는 것. 국토부 출신 인사들이 토지·주택정책의 전문성을 발휘해야하는 자리에 정치권 인사가 물망에 오르다보니 불만과 원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배 기자 ksb@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ksb@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