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1시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특별대국실에서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컴퓨터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첫 대국이 시작된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은 백을 잡은 기사에게 덤 7.5집을 주는 중국 바둑 규칙에 따라 진행된다. 두 기사에게 각각 2시간 씩의 제한시간, 모두 사용할 시 1분 초읽기 3회씩이 주어진다. 각 대국 시간은 4~5시간 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이 경기는 구글 딥마인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 된다. 영어 해설은 서양인 중 유일하게 프로 9단을 획득한 마이클 레드먼드 9단이, 한국어 해설은 현 국가대표팀 감독 유창혁 9단과 김성룡 9단, 송태곤 9단, 이현욱 8단이 순차 담당한다.
관전 포인트는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한판이라도 이길 수 있느냐다. 이번 대국에서 알파고는 이세돌 9단과 호선으로 둔다. 그간 바둑 프로그램들은 호선이 아닌 접바둑으로 진행돼왔다. 알파고는 지난해 유럽 챔피언인 판후이 2단과의 경기에서도 호선으로 바둑을 둬 5:0 승리를 따냈다.
이세돌 9단은 당초 5:0으로 전승할 자신이 있다고 언급했지만, 대국을 하루 앞둔 8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는 한판이라도 질 수 있는 확률이 다소 높아졌다고 밝혔다. 알파고 알고리즘에 대한 설명을 다소 이해한 뒤 위험할 수 있단 생각이 들었다는 것.
이 9단은 “알파고 알고리즘 설명 들으면서 든 느낌은 사람의 직관을 어느정도 모방할 수 있겠다는 것”이라며 “조금 긴장해야 겠다. 5:0 전승까진 아닐 확률이 더 높을 거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알파고가 컴퓨터인 만큼 실제로 이세돌 9단과 마주보고 바둑을 둘 순 없다. 알파고가 계산한 돌을 사람이 둔다. 딥마인드 직원이자 아마추어 6단인 아자황 엔지니어가 알파고를 대신한다.
바둑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기사의 기운이다. 기사의 기운을 읽는 것도 승패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알파고는 실제 사람이 아닌만큼 이세돌 9단이 이를 읽어낼 수 없다. 이 9단은 컴퓨터와의 대국을 고려한 별도의 트레이닝을 거쳤다.
이 9단은 “사람과 둘 땐 상대방의 기운, 기세를 읽는 것이 중요한데 이번 대결에서는 읽을 수 없어 혼자 두는 느낌이 들 수 있다”며 “하루 1~2시간 씩 가상훈련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국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승패에 상관없이 5국 모두 진행된다는 점이다. 사람과 사람 간의 바둑 대결에서는 한명이 3판을 먼저 승리를 따내면 나머지 대국은 진행되지 않는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 간의 대결에는 먼저 3판의 승리를 따내도 나머지 2국이 지속된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바둑은 인류가 고안한 모든 게임 중 가장 심오한 게임”이라며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승리하든 패하든 이대국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바둑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기자 lej@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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