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발견한 신예영화 '스타박스 다방' 배우 이정구 인터뷰
전주는 이상우 감독을 주목했다. 앞서 다소 하드코어적인 결의 작품을 다수 선보였던 이상우 감독이었지만, '스타박스 다방'을 통해 잔잔하고 따뜻한 일상과 꿈을 비춘다.
지난 4월 29일 전라북도 전주시 고사동 영화의 거리 CGV 전주고사에서 영화 '스타박스 다방' 상영이 끝나고 관객과의 대화(GV)가 진행되었다. 배우들이 무대에 등장했고, 유일하게 큰 박수와 환호 세례를 받은 이는 배우 이정구였다.
이정구는 영화에서 베일에 싸인 옥경찰로 분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옥경찰은 커피라는 꿈을 위해 시골에 내려온 박성두(백성현 분)를 마음에 품는다.
옥경찰은 시골에서 경찰로 일하는 청년이지만 '아픈 손가락'인 아버지의 무게로 고통 받는다. 그는 박성두가 내린 커피를 통해 따뜻함을 느낀다.
어찌보면 옥경찰은 가장 이상우 감독 다운, 이 감독의 매력이 묻어있는 배역일 터. 그의 전사를 들여다보면 이상우 감독이 자신을 투영한 것 같다는 느낌마저 받는다. 배우 백성현은 옥경찰을 일컫어 "이상우의 패르소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옥경찰, 누구야?"
시사회가 끝난 후 객석 곳곳에서 이정구를 향한 관심이 터져나왔다. 186센티미터 신장의 훤칠한 비주얼, 훈훈한 마스크를 지닌 이정구는 짧지만 임팩트 있는 배역을 잘 소화했다. 이날 영화를 본 관객들은 이정구에게 가장 뜨겁게 환호했다.
‘스타박스 다방’ 시사회가 끝나고 어둠이 짙게 깔릴 무렵, 전주 영화의 거리 인근에서 배우 이정구를 만났다.
- 시사회 반응이 좋다. 객석에서 환호가 터져나오더라.
“아까 긴장을 많이 했어요.(웃음) 예상 못했는데 의아했어요.”
- 영화를 본 소감은.
“재미있게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영화가 시작되기 전부터 긴장이.(웃음) 관객과 함께 영화를 보는 경험도 처음이었고요. 웃음소리가 들릴 때마다 기분이 좋고, 또 웃음이 터지지 않으면 섭섭하기도 하고 그랬죠. 촬영장 분위기가 좋아서 현장에서 모니터를 많이 못했는데요, 오늘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처음 봤어요. 기대 이상인 부분도 있고, 연기적으로 아쉽게 다가온 부분도 있었습니다. 반응이 좋아서 정말 감사해요. ”
- 옥경찰은 등장부터 강렬하다.
“러닝을 하다가 성두에게 첫 눈에 반해요. 재미있는 포인트죠. 자칫 잘못하면 만들어진 상황극처럼 보여질까 걱정도 했어요. 등장을 화려하게 설정해주셔서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감독님께서 촬영할 때 좋게 봐주셨어요. 준비를 해가지고 간 것을 토대로 조언도 많이 해주셔서 수월하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 전주영화제는 처음인가. 소감은.
“처음 왔어요. 영화의 매력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느끼고 있어요. 얼떨떨하죠.(웃음) 믿어지지 않는달까요. 레드카펫부터 시작해서 제가 있어도 되는 자리인가 싶기도 하고요. 아직 인지도가 없어서 알아보시는 분들은 많지 않지만 행복해요. 음식도 맛있고, 영화를 사랑하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좋습니다.”
- 연기는 어떻게 시작했나.
“모델로 시작했어요. 차승원, 조인성 등 모델 출신 배우 선배님들이 많이 계시잖아요. 그들을 바라보면서 동경했지요. 모델에서 폭을 넓혀서 배우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군대 제대하고 27살 때 도전했죠.”
- 그럼 모델은 언제부터 했나.
“21살 때 모델일을 시작했어요. 대학교 모델학과에 입학해 1년 동안 학교 생활을 하다가 휴학하고 본격적으로 모델로 일했습니다. 지금도 모델 활동을 겸업하고 있어요. 모델 일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지만 꾸준히 하고 있어요. 연기 활동과 모델 활동을 모두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지요. 많은 선배님들이 길을 열어주신 덕분이죠.”
- 데뷔는 어떻게 했나.
“tvN 드라마 ‘슈퍼대디 열’(2015)에서 야구선수로 출연했어요. 이후 영화 ‘스타박스 다방’에 출연했고, 현재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 합류해 촬영하고 있어요. 젊은 신부 역할로 캐스팅 되었어요. 운이 좋았죠. 김혜자 선생님과 주현 선생님께서 잘 끌어주셔 정말 감사해요. 긴장도 많이 되는데 선생님들이 계서서 든든하고요. 열심히 따라가고 있습니다.”
-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박해일 선배님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기 스펙트럼도 넓고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배우요. ‘살인의 추억’에서 비누향 나는 변태 역할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박해일 선배님처럼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많은 관객들에게 신뢰를 얻는건 정말 대단한 일이죠. 저도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좋겠어요.”
- 신뢰란 어떤 의미의 신뢰인가.
“책임감이죠. 호감을 주는 배우라는 뜻이기도 하고요. 호감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대중의 공감을 얻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만의 세계에 빠지는게 아니라 폭넓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배우, 그게 신뢰를 얻는다는 의미 같아요. 어려운 일이죠. 큰 무게감이랄까요.”
- 주위에서 영향을 준 사람이 있을까.
“부모님이요.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지만 저를 묵묵히 오래 지켜봐주셨어요. 시행착오를 겪을 때마다 옆에서 토닥토닥 해주신 분이 부모님이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매니져 형이나 대표님이 가능성을 인정해주시고 힘을 주셨어요. ‘내가 이 길을 걸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마다 저를 잡아주셨지요.”
-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욕심이 있어요. 방송, 영화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해보고 싶습니다.”
- 영화부터 드라마까지 열심히 활동 중인데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해요. 기대도 됩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다고 생각하지만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열린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싶어요. 최선을 다해 노력할테니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전주영화제에 와 있는 것도 꿈만 같아요. 열심히 해서 내년에도 오고 싶습니다.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정구가 되겠습니다.”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ssmoly6@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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