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원만하게 잘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이해관계자들 간의 호흡이 맞아야 한다.
회사는 근로자들의 생계에 타격이 안 가도록 인적 조정 폭을 조정해야 하고 근로자는 회사의 고통 분담 의지에 동참해야 한다. 더불어 정부와 정치권은 이들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중재하고 지원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상황을 눈여겨보자. 뭔가 잘못 돼도 한참 잘못된 부분이 있다. 정치권이 자신들의 과오는 생각하지 않고 뜬금없이 기업의 잘못 때문에 부실이 심화됐다고 주장하는 점이다.
최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등 야권 정치인들은 경남 거제시 등 조선업계 밀집지역을 찾은 상황에서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했다. 그들은 “기업의 부실에는 해당 기업의 대주주와 경영진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들의 말대로 오늘날 벌어진 일부 기업의 부실 원인이 기업 내부에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정치권도 오늘의 파국을 불러 일으킨 원흉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정치인들이 응당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경제 살리기를 위한 여러 법안 처리만 제대로 했더라면 오늘의 파국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서비스 산업으로의 산업 구조 개편과 노동 개혁, 해운 등 일부 산업에 대한 지원을 꾀했던 법안은 모두 자동 폐기되고 말았다.
더구나 업계의 부실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대주주에 대한 책임을 묻는 대목에서는 기업을 바라보는 이들의 인식이 우리의 경제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가를 느끼게 한다.
자신들이 해야 할 임무도 제대로 하지 않고서 일말의 반성도 없이 남들에게만 죄가 있다고 엉뚱하게 탓을 돌리는 이들에게 과연 나라의 일을 맡겨서야 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치권은 누가 잘못 했다고 경제 파국의 원흉을 탓하기에 앞서서 자신들 스스로 우리 경제를 위해 잘못한 것은 없는지 뼈저리게 반성하고 고칠 점이 있다면 반드시 바뀌길 바란다. 그것이 우리 경제를 위해 정치인들이 해야 할 최선의 임무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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