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독자 노선 대신 '합종연횡'···시중은행, 가상자산 커스터디 합작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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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노선 대신 '합종연횡'···시중은행, 가상자산 커스터디 합작에 '사활'

등록 2026.03.08 09:07

문성주

  기자

주요 시중은행, 가상자산 수탁업 미래 핵심 수익원으로 낙점하나·KB·신한 등 전문기업과 합작법인 세워 주도권 쟁탈전법인 코인 투자 허용 대비···은행 중심 수탁 생태계 재편 예고

(그래픽= 홍연택 기자)(그래픽= 홍연택 기자)

주요 시중은행이 가상자산 수탁(커스터디) 시장을 미래의 핵심 비이자이익 수익원으로 낙점하고 생태계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금융당국이 향후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할 가능성에 대비해, 은행권은 직접 진출이라는 독자 노선 대신 전문 기술력을 갖춘 기존 블록체인 기업들과의 '합종연횡'을 택하며 초기 시장 주도권 경쟁에 불을 지피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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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시중은행이 가상자산 수탁 시장을 미래 핵심 수익원으로 주목

은행권은 블록체인 기업과 합작해 시장 선점 경쟁 본격화

법인 투자 허용 가능성에 대비해 커스터디 인프라 확장 속도

프로세스

가상자산 커스터디는 디지털 자산을 오프라인 등 안전하게 보관하는 서비스

해킹과 내부 통제 실패로 인한 분실 위험 차단

은행은 이자 수익 편중 구조에서 벗어나 새 비이자 수익원 확보 노림

자세히 읽기

하나은행, 비트고와 합작해 비트고코리아 설립

KB국민은행, 해시드·해치랩스와 KODA로 시장 선점

신한·NH농협, KDAC 중심으로 자본 확충 및 중립적 지배구조 구축

숫자 읽기

세계 1위 커스터디 기업 비트고, 하나은행과 협력

KODA, 국내 수탁 시장 선두·법인 고객 다수 확보

세계 2위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 KODA 투자 검토

향후 전망

규제 완화 임박에 따라 은행-블록체인 합작 경쟁 심화 예상

법인·기관 투자 본격화되면 은행 주도의 신뢰 높은 생태계로 재편 가능성

선제적 인프라 구축한 합작사가 초기 시장 주도권과 수수료 수익 확보 전망

0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법인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유입될 경우 자산의 안전한 보관과 관리를 전담할 커스터디 인프라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해 관련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상자산 커스터디는 기업이나 기관이 보유한 디지털 자산을 오프라인 상태(콜드월렛) 등에 안전하게 보관해 해킹이나 내부 통제 실패로 인한 분실 위험을 원천 차단하는 서비스다. 은행권은 이를 기존 이자 이익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탈피할 새로운 캐시카우로 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세계 1위 가상자산 커스터디 전문 기업인 미국의 '비트고(BitGo)'와 손잡고 합작법인(JV) '비트고코리아'를 설립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오랜 기간 검증된 비트고의 압도적인 보안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를 국내에 직접 이식함으로써, 디지털 자산의 단순 보관을 넘어 향후 자산 관리 및 거래 지원에 이르는 포괄적인 수탁 기반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글로벌 디지털자산 수탁사업자 비트고와 공동 설립한 합작법인 비트고코리아의 디지털자산 수탁업 인허가를 준비하는 등 글로벌 디지털자산 사업자와의 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 기술기업 해치랩스와 공동으로 설립한 한국디지털에셋(KODA)을 내세워 시장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KODA는 일찍이 국내 수탁 시장에 뛰어들어 다수의 법인 고객과 거래 경험을 확보하며 선두 자리를 굳히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2위 스테이블코인인 유에스디코인(USDC)의 발행사 '서클(Circle)'이 KODA에 대한 직접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클의 투자가 현실화될 경우, KODA는 글로벌 가상자산 인프라 기업과의 강력한 연계를 바탕으로 타 합작사 대비 한발 앞선 경쟁력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국내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수탁사인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을 중심으로 연대를 구축했다. 두 은행은 KDAC의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자본 확충과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탁 사업의 재무적 기반을 공고히 다지는 동시에, 복수의 대형 금융사가 참여하는 튼튼하고 중립적인 지배구조를 통해 향후 진입할 기업 고객들의 신뢰도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시중은행의 이 같은 합작 연대 움직임이 국내 디지털 자산 시장의 지형도를 근본적으로 뒤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금까지의 가상자산 생태계가 빗썸, 업비트 등 일반 거래소와 개인 투자자 위주로 굴러갔다면, 앞으로는 막대한 자금력과 엄격한 내부 통제 기준을 요구하는 법인 및 기관이 진입함에 따라 신뢰도가 높은 시중은행 주도의 '수탁 및 결제' 생태계로 주도권이 넘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당국의 규제 완화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은행권의 가상자산 수탁 인프라 확충과 전문 기업 간의 합작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예정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마련되고 법인 계좌 개방이 가시화되면 가상자산의 안전한 보관에 대한 기관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선제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컴플라이언스 체계와 수탁 인프라를 구축해 놓은 은행 연계 합작사가 초기 법인 커스터디 시장을 주도하며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을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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