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공기업 기관장 절반 이상이 관피아올해 기관장 임기만료 예정 공기업 80여곳“기관의 인사권과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위”
1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30대 공기업 기관장 가운데 내부승진 기관장은 총 4명으로 집계됐다. 가장 최근에는 정창길 한국중부발전 사장이 중부발전 내부 출신으로는 처음 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외에 권혁수 대한석탄공사 사장과 조인국 한국서부발전 사장, 허엽 한국남동발전 사장 등이 내부인사로 사장 자리에 오른 대표적인 사례다. 중부발전을 제외한 3곳은 오는 9월 기관장 임기가 끝나게 돼 후임 인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반면 관료 출신 기관장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는 총 13명으로 나타났다. 관피아는 공직생활을 마친 후 영향력을 행사했던 산하 공기업에 취직하는 전직 고위 관료를 뜻한다. 현재 사장이 공석인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한국수자원공사를 제외하면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올 상반기 새로 취임한 김용진 한국동서발전 사장과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홍순만 한국철도공사 사장 역시 관료 출신이다. 특히 동서발전의 경우 한국전력의 발전 자회사 가운데 기획재정부 출신이 사장으로 오는 최초 사례로 기록됐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관피아 방지법’을 마련했다. 공무원은 퇴직 이후 3년간 업무 관련 기관으로 재취업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이다. 최근에는 이를 피해 정부기관에서 타 산하기관으로 이동하는 새로운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공기업 개혁을 위해 관피아를 척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내부승진 기관장들의 부정부패 사례는 이러한 주장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남부발전의 김태우 전 사장은 지난해 7월 불구속기소 된 이후 사표를 제출한 바 있으며 장석효 가스공사 전 사장 역시 지난해 초 해임된 바 있다. 김 전 사장을 비롯한 전임 간부들은 목적이 불분명한 출장비를 청구하거나 출장 인원, 기간 등을 부풀려 20억6000만원 가량의 허위 출장비를 조성한 혐의를 받았다.
장 사장은 2011∼2013년 모 예인선 업체 대표로 재직하면서 업체 이사 6명의 보수 한도인 6억원을 초과해 연봉을 지급하거나 자신의 가족 해외여행 경비를 법인카드로 쓰는 등 회사에 30억3000만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았다.
대표적인 정치인 출신 기관장은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과 곽성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 등이 있다. 정피아(정치인+마피아)는 총선이 끝난 시점과 맞물려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올 연말까지 임기 만료가 예정된 공기업 기관장은 총 80곳 정도로 파악된다.
총선 낙선자 중 일부가 공공기관 기관장 자리에 낙하산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가운데 한국수자원공사의 경우 최계운 사장이 임기를 6개월 앞두고 갑작스럽게 퇴임을 결정하며 정치적 외압설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사회공공연구원에서 발표한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의 문제점과 개혁 방안’ 보고서를 살펴보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2년간 공기업·준정부기관에 임명된 낙하산 인사는 전체 임명자 928명 중 204명(2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명 중 1명꼴로 낙하산 인사가 이뤄진 셈이다.
김철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실장은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낙하산으로 투하한 임원으로 인해 공공기관이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는 점이 문제”라며 “정치적 임용의 범위가 확대될수록 기관의 인사권과 자율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승재 기자 russa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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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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