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 쏟아질까 의견 개진 어려워 경유값 인상 실효성에는 의문 환경부 책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도
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된 경유차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경유 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경유차에 부과하던 환경개선부담금을 없애고 이를 경유에 직접 매기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부에서는 기존 100대 85인 휘발유와 경유의 상대가격 비율을 95대 90으로 바꾸자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실화된다면 경유 1리터당 150원 정도의 가격 인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를 지켜보는 정유업계도 난처한 상황이다. 경유 가격이 오르면 모든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반대 의사를 표시하자니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오해를 살 우려가 있다.
더욱이 최근 경유차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으면서 업계 내부에서는 비난의 화살이 돌아올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이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반박하고 있지는 않지만 정유업계 내에서는 대체로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유 가격 인상이 환경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내에서 경유는 대부분 운송용으로 사용된다. 페트로넷의 통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 전체 경유 사용량 1억5635만배럴의 77%가 운송용으로 쓰였다. 이에 경유 가격이 오르면 화물차나 트럭을 운행하는 자영업자에게는 치명적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한 경유차가 대기오염에 영향을 주는 비중이 결코 크지 않음에도 과도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환경부 자료에서도 미세먼지 발생 요인 중 자동차는 불과 15% 정도에 지나지 않았고 공장이나 건설현장 등이 더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경유가 미세먼지의 주된 원인이라는 것도 정확히 판명되지 않은 마당에 정부가 해결책 제시에 급급해 주먹구구식 정책을 내놓는 게 아니냐는 볼멘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일각에서는 가격 인상만 요구하는 환경부의 안이한 태도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디젤차 배출가스 저감장치 감시를 담당하는 환경부가 업무에 소홀해 환경문제를 키웠음에도 반성없이 가격만 올리면 된다는 식의 논리를 펴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유업계에서도 경유 가격 인상이 못마땅하지만 의견을 내기 조심스런 상황”이라며 “다만 정부가 면밀한 분석 없이 억지 대책만을 밀어붙인다면 국민들의 동의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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