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챙기느라 사장단 회의 종종 걸러中·印·阿 등 세계 시장 직접 돌며 챙겨꾸준한 소통 덕에 갤S7 흥행 ‘파죽지세’
매주 수요일 아침마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리는 수요 사장단 회의에는 종종 결석하는 이들이 몇 명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람이 고동진 사장이다. 고 사장은 한 달에 4~5번 열리는 사장단 회의에 나오는 날보다 못 나오는 날의 숫자가 많은 편이다.
다른 이들과 대화하기 좋아하고 외부로부터 지식 쌓는 일을 즐기는 고 사장이 사장단 회의에 일부러 안 나올 리는 없다.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사장단 회의를 종종 거르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은 곧 국내외 현장에서 마케팅을 직접 챙기는 상황을 뜻한다. 고 사장은 한 달에도 몇 차례 국내는 물론 해외를 돌면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의 판매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
고 사장이 갤럭시S7의 흥행 상황을 직접 점검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갤럭시S7이 실적 상승의 사실상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삼성전자 실적 호조의 쌍끌이 역할을 했던 반도체 사업은 성장이 사실상 멈췄고 가전 사업이 호조세로 돌아섰다고 하지만 이익의 규모가 크지 않다. 결국 실적 그래프의 곡선을 위쪽으로 끌어올리려면 모바일 사업의 실적 호조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고 사장은 중동 지역을 비롯해 유럽, 인도, 중국, 아프리카 등을 꾸준히 돌면서 시장을 직접 챙기고 있다. 워낙 현장에서 소통하는 것을 즐기는 고 사장인 만큼 강행군에도 끄떡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인도와 아프리카 등 신흥국 시장은 갤럭시S7 등 스마트폰은 물론 삼성페이 등 핀테크 사업에 대한 잠재 수요가 풍부한 지역이라는 점이 돋보인다. 고 사장은 이들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 창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고 사장의 이러한 움직임 덕에 갤럭시S7는 쾌조의 흥행을 멈추지 않고 있다. 올 상반기 갤럭시S7 판매대수는 어림잡아 2000만대를 훌쩍 넘겼다. 현재의 페이스라면 갤럭시 시리즈 중 역대 최고 흥행작인 갤럭시S4와 비슷한 수준의 흥행 기록을 낼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갤럭시S7의 이러한 판매 호조 덕에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이 3개 분기만에 7조원선에 돌파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고 사장의 현장형 소통은 계속되고 있다. 조직 문화 개편을 계기로 삼성전자에 새로운 발전 전기를 마련하자는 뜻에서다.
고 사장은 평소에도 사내 토론게시판에 자유롭게 댓글로 의견을 개진하는 ‘소통왕’으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그의 소통 본능은 여전하다.
특히 부서장급 직원에 대해서만 진행되던 인사 다면평가 제도의 전 직원 확대가 추진되고 있는데 고 사장이 직원들과 소통한 결과라는 후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모바일 사업이 기대 이상의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현장 소통을 중시하는 고동진 사장의 역량이 빛을 발한 덕분이라고 평할 수 있다”며 “갤럭시S7에 이어 올 8월 중순께 출시될 예정인 갤럭시노트6의 마케팅 과정에서도 고 사장이 역량을 발휘할 경우 삼성전자의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게 전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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