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대출이 뭐길래]③정부 보증한도 제한···부자들, 재건축 입주권 반사이익

조합원·분양권 규제 안받아

고소득층 위주 활발한 거래

정부가 중도금대출(집단대출)을 올 하반기부터 규제하기로 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집단대출 보증 건수는 1인당 2건 이하, 보증한도는 수도권은 6억원 지방은 3억원 이하로 제한된다. 보증대상도 9억원 이상 아파트는 제한한다. 사실상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이 제한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부동산시장 전반적인 침체를 우려하면서도, 집단대출 규제에 자유로운 재건축시장 조합 입주권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재건축 조합원의 중도금 대출은 기존부터 HUG를 통해 분양보증을 받지 않아서다. 재건축 조합원은 관리처분인가, 동호수 추첨이 끝나면 분양계약을 맺고, 이때 주택금융공사을 통해 중도금 집단대출을 따로 받는다.

이에 따라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의 대출 규제로 재건축 조합 입주권 시장은 서민들의 진입장벽이 높아졌다는 것 외에는 이렇다할 정책적 충격이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분양권시장도 일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입지·상품이 좋은 물건임에도 중도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는 수요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 여유자금이 있는 고소득층을 위주로 당분간은 활발한 거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 팀장은 “전반적으로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강남 재건축시장만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합원은 중도금 대출을 조합 이름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반분양을 받기보다는 조합원 입주권을 사려고 하는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가 반(反)부동산 활성화 정책을 펴는 만큼 수요자들의 매수심리가 하락할 수 있어 부동산 투자 시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정부가 부동산 규제 정책을 발표 했을 때에도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보여 거래가 단절되면서 집값이 하락한 일례가 있다. 실제 지난해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시행하자 기존 아파트값 상승폭이 둔화되고, 분양권과 재건축시장 역시 주춤하거나 하락장을 보인 바 있다.

최현일 열린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의 매수심리가 하락할 것이고 이에 따른 거래단절이 예상된다”며 “상승세가 주춤했던 전세가 다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집값 하락을 예상한 수요자들이 집마련보다는 전세를 택할 것인데, 저금리 탓에 집주인들의 월세선호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여서다”라고 전망했다.

최 교수는 “일괄적으로 규제하는 게 아니라 분리해서 적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무주택자가 청약하면 어느 정도 대출을 허용해주는 방법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승범 기자 seo6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