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왓슨스, 외형성장 이뤘지만 수익성 미흡성공하려면 외형·수익 두마리 토끼 잡아야
지난해부터 정 부회장은 ‘부츠’ 를 국내에 들여오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 여성 소비력 증가와 1인 가구 확대로 뷰티·헬스·식음료 제품을 한 곳에서 간편하게 살 수 있는 드러그스토어 시장이 향후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일본의 경우 2014년 시장규모가 4조엔(약 43조원)에 달하는 등 ‘제2의 편의점’으로 성장했다.
앞서 그는 자신감을 갖고 지난 2012년 분스 독자브랜드를 내놨지만 상품 소싱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외형 확대에 실패했다. 점포는 진출 3년이 지나도록 7개에서 늘리지 못했으며 손실만 남겼다. 그러나 정 부회장은 미련을 버리지 않고 새롭게 재도전할 기회를 꾸준히 엿봤다. 이번 부츠와 합작은 그가 2년 전부터 태스크포스(TF)까지 꾸리며 매진해 얻은 결과물이다. 정 부회장은 부츠 브랜드 파워를 앞세우고 신세계의 유통망 더해 시장 점유율을 바짝 끌어올릴 계획이다.
드러그스토어는 약국과 잡화점을 합친 형태의 매장으로 국내에서는 화장품과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헬스&뷰티 숍’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CJ가 운영하는 ‘올리브영’이 60%가 넘는 점유율로 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며, GS의 ‘왓슨스’와 롯데 ‘롭스’가 2, 3위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드러그스토어 시장은 5년만에 4배 이상 고속성장했다. 6년간 연평균 50%에 가까운 성장률이다. 2011년 3000억원에 불과했던 전체 시장규모는 올해 1조20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성공하려면 외형·수익 두마리 토끼 잡아야
그러나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리는데는 성공했지만 수익성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리브영은 1999년 가장 먼저 이 시장에 진입한 이후 올 상반기까지 640개 점표를 열며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60%에 이른다.
하지만 출점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성을 좀처럼 끌어 올리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리브영의 매출은 2011년 2119억원, 2012년 3075억원, 2013년 4578억원, 2014년 6311억원, 지난해 7576억원으로 매년 증가한데 반해 영업이익은 2011년 81억원, 2012년 4억원으로 감소했고 2013년에는 31억원의 적자를 냈다. 2014년 들어서는 PB상품을 쏟아내면서 414억원의 이익을 거뒀지만 지난해는 381억원으로 다시 고꾸라졌다.
후발주자로 등장해 업계 2위자리를 지키는 왓슨스는 상황이 심각하다.
현재 총 125개의 점포를 연 왓슨스의 매출은 2011년(753억원), 2012년(855억원), 2013년(910억원), 2014년(1085억원), 2015년(1274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시장에 진입한 첫해 2011년에 6억을 거둔 이후 2012년(-21억원),2013년(-99억원), 2014년(-67억원), 2015년(-61억원)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진출 3년 만에 69개의 매장을 오픈한 롭스 역시 마찬가지다.
업계는 조간간 이 시장에 진입할 ‘신세계표 부츠’ 행보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글로벌 드러그스토어 체인인 부츠의 브랜드파워로 CJ와 GS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향후 점포 출혈경쟁으로 시장 전체의 수익성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기본적으로 객당 매출이 적어 낮은 이윤을 남길 수 밖에 없는 시장에서 점포-상품 가격으로 경쟁이 번지면 전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분스를 과감히 없애고 영국 1위 드럭스토어를 들여오면서 재도전에 나선만큼 내년 오픈 이후 드럭스토어 시장의 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며 “그러나 신세계가 출점 경쟁을 본격화 한다면 이는 곧 상품 가격 경쟁으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뜩이나 업계 1,2위 올리브영과 왓슨스마저 적자를 오가는 상황인데 막강한 경쟁업체가 등장하게 되면 드럭스토어 업계 전체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영 기자 dw0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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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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