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물류업은 신용이 담보되지 않으면 사실상 사업을 영위하기 힘들다. 물건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보내는 사람, 받는 사람 등 여러 사람의 신뢰를 동시에 잃게 된다.
그래서 물류업은 한번 신뢰를 잃으면 회복이 쉽지 않고 사업을 지속적으로 끌고 가기가 어려운 것이다.
한진해운이 침몰의 위기에서도 화주들로부터 수송의 의뢰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그동안 쌓아왔던 신뢰가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이 현실화되면서 그동안 쌓아왔던 신뢰는 물거품이 됐다. 세계 각국의 항만에 정박된 한진해운 선박은 물건을 내리지도 싣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한진해운에 물건을 맡긴 화주들은 벌써부터 두 번 다시는 한진해운에 수송을 맡기지 않겠다며 이를 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워딩 업체에 근무하는 지인은 “화주들이 왜 한진해운에 물건을 맡겼느냐며 따지고 있다. 불과 한달 전까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거라고 상상한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포워딩 업체는 화주로부터 화물 운송 의뢰를 받아 육송 및 해송 업무를 대행하는 일을 하는 기업이다. 화주가 특정 업체를 지정하는 경우가 아니면 적당한 업체를 직접 선정한다.
이 때문에 한진해운을 직접 선택하지 않은 화주의 경우 포워딩 업체에 물건 배송 지연에 대한 손해배상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이 이미 물건을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에게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한진해운이 정상화되더라도 쉽게 물건을 맡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진해운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결국은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지는 건 아닌지 우려되기도 한다.
정부와 채권단도 한진그룹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일단은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의 피해를 최소화해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대한민국의 신뢰도를 지켜야 한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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