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설 곳 없는 대한항공, 기내 안전 위해 ‘테이저건’ 사용

기내 불법행위 증가에 블랙리스트 운영

테이저건 사용 조건·절차 구체화

전체 10% 해당하는 남 승무원 추가 확충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최근 논란이 된 기내 난동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앞으로는 블랙리스트를 운영한다. 또한 기내 난동 발생 시 테이저건 사용 등으로 적극적인 대처에 나설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27일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훈련센터에서 ‘기내 안전 개선을 위한 대책 발표’하고 기내 난동 상황에 실제 대응하는 훈련 등을 공개했다.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은 “최근 항공기 내 불법 행위가 증가하고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라며 “당사도 여러 가지 적절한 조치를 했지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기에 앞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대한항공이 발표한 기내 안전 개선을 위한 대책은 크게 ▲블랙리스트 운영 ▲남성 승무원 확중 ▲ 기내 난동 발생 시 조기 진압 위한 테이저 사용 조건·절차 및 장비 개선 ▲전 승무원 대상 항공보안훈련 강화 등이다.

대한항공 훈련생들이 기내 난동 승객을 제압하는 상황별 실습 훈련을 받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항공보안훈련은 실제와 유사한 상황별 실습훈련을 시행할 계획이다. 훈련 횟수도 연 1회에서 3회로 늘릴 방침이다.

김용순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장은 “타이랩과 포승줄을 이용한 체포 및 테이저 건 격발, 스턴건 기능 사용 등 다양한 실습 훈련으로 승무원이 사건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외부 전문가 위탁교육을 통해 연 1회는 외부에서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가미를 씌어 잡아당기면 자동으로 조여지는 신형 포승줄의 경우 내부 검증절차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도입할 예정이다.

신형포승줄 시연, 사진=대한항공 제공

블랙리스트의 경우 기준을 만들어 절차를 확정 지을 예정이다. 그간 대한항공은 블랙리스트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외부에 공표하거나 탑승을 거부한 사례는 없었다. 대한항공의 탑승 거부 사례는 지난 20일 베트남 하노이공항을 출발한 대한항공 여객기 KE480편에서 기내 난동을 벌인 승객 임범준씨가 처음이다.

지 사장은 “블랙리스트의 경우 기준이 없고 나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라며 “기내에서는 서비스와 안전, 양자가 병행돼야 하는데 아시아계 항공사의 경우 당사를 포함해 승객에게 엄격한 잣대를 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기준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남 승무원의 비율은 항공기 1대 당 1명이 탑승 할 수 있도록 인원을 늘릴 계획이다. 현재 대한항공의 남 승무원 비율은 전체의 1/10 수준이다. 김 본부장은 “내부적으로 남 승무원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돼 인원을 확충하는 것”이라며 “여승무원도 똑같은 훈련을 받고 자격을 취득해 비행기에 탑승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