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이게 무슨자리냐” “내 회사다. 누가 나를 기소했냐”재판중인 사실도 ‘롯데호텔’ ‘집무실’도···아무 것도 기억 못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아들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과 함께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롯데그룹 경영권 비리 관련 1차 공판에 참석했다. 신 총괄회장은 오후 2시 정각에 시작한 재판에 20분 가량 늦었다. 고령에 거동이 불편한 탓에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도착한 신 총괄회장은 재판장이 기본 인적 사항 등을 확인하는 인정 신문을 진행하자 “이게 무슨 자리냐”고 물었다.
변호인이 “검찰 단계에서도 제대로 기억을 못하셔서···”라고 말꼬리를 흐리자 재판장은 “재판중이라는 걸 잘 모르시냐”고 물었다.
신 총괄회장은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옆자리에 앉은 신 회장, 신 부회장 등에게 질문을 던졌고, 신 회장은 그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응답했다.
재판장이 신 회장에게 “어떤 말씀을 하시는거냐”고 묻자 신 회장은 “누가 회장님을 기소했냐, 여기 계신 분들이 누구냐고 물으신다”고 답했다.
변호인이 “자기가 만든 회사인데 누가 대체 자기를 기소했느냐,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재판장은 신 총괄회장 측이 공소사실에 대한 부인 입장을 모두 밝히자, 신 총괄회장 측에 “퇴정해도 된다”고 허락했다.
신 총괄회장은 직원들이 휠체어를 밀며 이동하려 하자 제지하고는 변호인과 다시 말을 주고받았다.
신 총괄회장과 대화를 나눈 변호사는 재판부를 향해 “이 회사는 내가 100% 가진 회사다. 내가 만든 회사고, 100% 주식을 갖고 있는데 어떻게 나를 기소할 수 있느냐. 누가 나를 기소했느냐”라며 그의 말을 대신 전달했다.
결국 신 총괄회장은 법정 출석 30분 만에 먼저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퇴정하는 과정에서도 돌발행동을 보여 취재진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그는 롯데호텔로 모시겠다는 비서진에게 지팡이를 휘두르며 고함을 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였다.
이날 1차 공판에서 30분 만에 나온 신 총괄회장은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에 지팡이로 차를 막으며 “어디로 가느냐”고 수행비서에게 물었고, 수행팀은 “집무실로 모시겠습니다”로 답하며 신 총괄회장을 차에 태우려고 했다. 그러자 신 총괄회장은“집무실이 어디야”고 되물었고 “집무실이 있는 롯데호텔로 갑니다”라고 답하는 수행비서진들에게 지팡이를 휘두르고 고함을 쳤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dw0384@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