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재외공관장, 현지 직원 부당대우···폭행·식사준비 등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일부 재외공관장이 행정직원을 부당하게 대우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직원을 때리고 공공외교 현장실습을 나온 직원에게 만찬 준비를 시키는 등의 행위를 한 것이다.

2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박주선 국민의당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재외공관 행정직원 부당대우 접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 남아시아태평양 지역 대사는 지난 2013년 지시 불이행을 이유로 현지인인 관저 경비원의 허벅지를 폭행해 의원 면직됐다.

중미 지역의 한 대사는 관저 행사에 공공외교 현장실습원을 동원했다. 그는 이 직원에게 업무와 무관한 만찬 요리를 준비하게 시킨 것으로 외교부로부터 장관 명의의 주의장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미국 지역의 한 총영사가 행정 직원을 질책하면서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장관 명의의 구두 주의를 받았다.

일부 공관에서 관저 요리사 처우 문제가 드러난 적 있다.

지난 2013년 당시 아프리카 지역의 대사는 급성 맹장염 수술을 받은 관저 요리사를 건강상의 이유로 해고했다.

유럽 지역의 다른 대사 부인도 관저 요리사를 부당대우하고 수시로 요리사를 변경했다.

두 대사 모두 당시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외교부는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 부부 갑질 의혹'과 관련해 국무총리실의 지시로 재외공관 행정직원 부당대우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외교부 기획조정실은 지난 7일 재외공관을 대상으로 실태 점검을 지시했다. 그 결과로 지난 16일까지 63개 공관이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외교부는 공관의 보고 내용이 주로 공관장 등의 무시 발언, 퇴근 후 카카오톡 업무지시, 소통 통로 부족 등이었다고 밝혔다.

외교부 감사관실은 기획조정실과 별도로 10~15일 핫라인을 개설했다. 그동안 15건의 부당대우 신고가 접수됐다.

감사관실은 "접수 사례 중 비위 사안이 심각한 건은 특별 조사를 했고 경미한 것은 즉시 시정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하계휴가 등을 감안해 부당대우 실태조사 기간을 이달 말까지 연장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