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이해국 교수팀과 인제대 보건대학원 김광기 교수팀은 11월 17일 연구 자료 『주류 광고/마케팅과 음주문제』를 통해 이 같은 증가 추세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음주량 증가는 월간 음주율로 봐도 두드러집니다. 성인 남녀의 월간 음주율이 2005년 36.9%에서 2015년 46.4%로 크게 증가한 가운데, 고위험 음주율 역시 11.6%에서 13.3%로 늘어난 것.
연구팀은 이 중에서도 젊은 여성과 청소년의 음주량에 주목합니다. 실제로 남성은 40대, 여성은 20대에서 고위험 음주율이 제일 높았는데요(10.6%). 이는 10년 전보다 약 71%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음주가 법으로 금지된 청소년의 경우에도 10명 중 1.7명은 술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위험 음주율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는 점 또한 문제로 지적됐지요.
연구팀은 젊은 여성과 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이 같은 음주량 증가세의 주요 원인으로 광고 및 마케팅을 지목합니다. 여성을 핵심 타깃으로 삼는 소주 광고나 1만 원으로 4캔을 즐긴다는 세계 맥주 마케팅 등이 그것.
특히 소주의 경우, 이른바 과일맛 소주(리큐르)들이 도수 높은 소주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연구팀은 이 같은 현상의 주된 배경으로 아이돌스타 등을 내세운 이미지 마케팅을 꼽고 있지요.
요컨대 남성 중심의 소주 만취 문화가 그대로 유지되는 가운데, 젊은 남녀들은 ‘저도소주’나 ‘가벼운 혼술’ 유의 키워드를 부담 없이 받아들이며 또 다른 만취 문화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
이해국 교수는 “가장 ‘핫’한 스타를 내세우는 국내 주류 광고와는 달리 미국에서는 청소년의 우상인 테일러 스위프트 같은 연예인이나 NBA 선수 등은 업계 자율규정에 따라 술 광고에 등장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WHO에 따르면 한국인의 알코올 중독 비율은 6.2%(男 10.3%, 女 2.2%). 전 세계 평균 4.1%를 웃도는 수치입니다. 2015년 알코올 관련 질환 사망자는 10만 명당 9.3명으로 전년 대비 5.4% 늘기도 했지요.
음주량 증가세를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상황. 술을 너무 가볍고 쉽게 다뤄온 건 아닌지, 되짚어볼 때가 됐습니다.
뉴스웨이 이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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