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재편 촉각⑤]금융혁신위 권고안 담길 노동이사제는 무엇

유럽연합 27개 회원국 가운데 18개국 도입

금융위원회 자문기구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노동이사제 도입을 금융위원회에 적극 권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를 명분으로 하는 이같은 권고안이 최종안에 담길 경우 시장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혁신위는 오는 12월 중 발표하게 될 혁신위 최종 권고안에 민간 금융사에 노동이사제 도입을 검토하도록 제안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노동이사제 도입은 문재인 대통령의 19대 대통령선거 공약이기도 했다.

노동이사제(근로자이사제)는 근로자 대표나 근로자가 추천하는 인사가 금융회사의 이사회에 참여하게 하는 것으로 근로자가 경영에 적극 참여해 투명성을 높이고 경영결과에 일정한 책임을 갖도록 하자는 취지다. 혁신위는 노조원이 직접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보다는 노조가 추천하는 인사가 참여하는 형태를 유력하게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열린 K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는 노조가 추천한 인물을 사외이사에 포함시키는 안건이 통과되지 못했지만 KB금융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노동이사제와 관련된 모델은 많지만, 우리가 접해왔던 모델은 유럽 가운데 독일이다. 현재 유럽연합 27개 회원국 가운데 18개 국가는 ‘노동자 대표의 이사회 등 경영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한다. 노동자 대표는 기업의 이사회 또는 감사회에 참여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노동이사제 도입을 두고 찬반양론이 거세게 펼쳐지고 있다. 노동이사제를 찬성하는 쪽은 노동자의 의견을 반영하면 경영 효율이 높아지고 대국민서비스의 질을 향상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제도를 반대하는 측은 노동자의 경영 참여로 인한 의사결정 지연과 투자위축 등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가 혁신위 권고안을 최대한 존중하기로 한 만큼 노동이사제가 권고안에 담길 경우 입법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금융위는 혁신위의 권고안을 추진하더라도 민간 금융회사보다 공공기관에 먼저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