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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와 통상 놓고 손발 안맞는 정부

[기자수첩]안보와 통상 놓고 손발 안맞는 정부

등록 2018.03.21 16:22

수정 2018.03.21 16:26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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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와 통상 놓고 손발 안맞는 정부 기사의 사진

“(국산 철강에 대한 미국의 관세부과는) 타이밍이 안 좋다. 북핵 문제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공조에 나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9일(현지시간) 게재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다. 강 장관은 “더 넓고 포괄적으로 논의하자면 이것은 미국이 안보동맹에, 특별히 지금 이 시점에 할 일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마디로 강 장관은 ‘한미동맹’이라는 안보 논리를 가지고 미국을 설득했다. 이러한 주장은 불과 한 달 전 청와대가 통상 문제에 대해 “안보와 분리”라는 주장을 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월 19일 철강업 미국의 무역 제재와 관련, “불합리한 보호무역 조치에 대해서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여부 검토 등 당당하고 결연히 대응해 나가라”고 주문했다.

홍장표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도 다음날 “이를 외교안보적 시각에서 확대 해석하거나 상대방 국가에 대한 비우호적 조치로 간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월 19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한·미 간 긴밀한 공조가 중요해진 시점에서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조치는 양국 관계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며 철강 관세 부과를 면제해 달라고 부탁했다.

강경화 장관이 안보동맹을 언급한 날과 같은 날이다. 이들의 발언은 “경제는 경제, 안보는 안보”라는 확고했던 정부의 입장을 한순간에 뒤짚는 것이라 적잖이 황당했다.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를 막기 위해서 정부가 필요한 여러 논리를 동원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안보와는 별개”라고 큰소리 떵떵 치다가 이제와서 ‘안보논리’를 내세워 가면서 미국에 부탁하는 것은 궁색하기 그지 없다. 정치·외교·경제 모든 분야에 있어 민감한 사안인 통상문제만큼은 최소한의 논리적 일관성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통상정책은 많은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이다. 한국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하고 트럼프에게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 이런 때일수록 좌지우지하지 말고 정확한 안보·통상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미국의 노림수를 냉정하게 분석한 후 우리 국익을 극대화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현명한 대응이 절실하다. 안보든, 경제든 대한민국이 택일을 강요받을 때 선택은 확실히 해야한다. 한국의 당당한 외교적 자세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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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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