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 서울 10℃

  • 인천 11℃

  • 백령 9℃

  • 춘천 12℃

  • 강릉 6℃

  • 청주 11℃

  • 수원 12℃

  • 안동 12℃

  • 울릉도 8℃

  • 독도 8℃

  • 대전 12℃

  • 전주 11℃

  • 광주 13℃

  • 목포 11℃

  • 여수 13℃

  • 대구 14℃

  • 울산 12℃

  • 창원 13℃

  • 부산 14℃

  • 제주 15℃

“미래차 기술 집중”···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을 가다

[르포]“미래차 기술 집중”···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을 가다

등록 2018.05.17 11:00

김민수

  기자

공유

3000억 투입해 세계 최고 수준의 시험장 조성부품 및 미래차 시장 선점 위한 연구개발 박차모비스, 사업분할 후 미래기술 리딩기업 목표“2025년까지 매출 44조 달성” 청사진 제시

서산주행시험장 전경. (사진=현대모비스 제공)서산주행시험장 전경. (사진=현대모비스 제공)

지난 달 현대모비스는 오는 2025년까지 매출 44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11조원은 자율주행·커넥티비티 기술과 같은 미래차 사업 부문에서, 7조원은 제동·조향·전장 등 차세대 핵심부품 부문에서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처럼 현대모비스가 매출목표를 포함한 중장기 발전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지난 3월 현대글로비스와의 분할합병 결정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공개하며 현대모비스의 모듈 및 AS부품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에 합병시키고 존속 현대모비스는 핵심부품 사업을 보유한 미래기술 리딩 기업으로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미래차 핵심 기술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의미에서 서산주행시험장은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현대모비스의 미래 전략이 응축된 곳이다.

충남 서산시 부석면 바이오웰빙특구에 위치한 서산주행시험장은 약 34만평(112만㎡) 부지에 본광동을 포함해 14개 주행시험로와 4개 시험동을 갖추고 있다.

이전까지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 부근 주행시험장을 대여해 사용하던 현대모비스는 양산 중인 부품 뿐 아니라 미래자동차 시장 선점을 목표로 총 3000억원을 투입해 서산주행시험장을 조성했다. 이 곳에서는 ADAS, V2X 등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비롯해 실제 자율주행차 운행 등 자율주행기술 검증을 위한 모든 과정이 이뤄진다.

이날 공개된 시험로는 시험장 전체를 관통하는 아프팔트시험로와 자율주행차를 직접 경혐할 수 있는 첨단시험로, 세계 최대 규모의 터널시험로 등 세 곳이었다.

먼저 아스팔트시험로에서는 차량 안정성과 제동능력, 부품의 세부적인 튜닝을 위한 테스트가 진행된다. 기자는 최근 출시된 현대차 중형 SUV ‘산타페’에 탑승해 실제 테스트 과정을 직접 체험해보기로 했다.

서산주행시험장 내 아스팔트시험로에서 한 차량이 미끄러운 노면에서의 안정성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현대모비스 제공)서산주행시험장 내 아스팔트시험로에서 한 차량이 미끄러운 노면에서의 안정성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현대모비스 제공)

가장 처음 접한 것은 슬라럼 테스트였다. 시속 80km의 차량이 미리 설치된 콘을 피해 지그재그로 통과했다. 이를 통해 급격한 방향전환시 차량의 조향성과 반응을 평가한다.

곧바로 이어진 엘크(ELK) 테스트에서도 급차선 변경시 발생하는 차체 이격에 대한 실험이 이어졌다. ‘엘크’는 북미와 유럽 등에 서식하는 몸집이 큰 야생 사슴을 의미한다. 여기서는 한적한 시골길에서 고라니와 같은 야생동물이 갑작히 출현했을 때 이를 피하고 빠르게 본 궤도에 돌려놓은 상황을 가정한다.

방향전환 테스트를 끝낸 차량은 곧바로 저마찰로에 진입한다. 이 곳에서는 미끄러운 노면에서의 제동 능력을 시험한다. 세라믹 타일로 조성된 노면 양쪽에서는 끊임없이 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비 또는 눈이 오는 상황에서 주행 중인 자동차를 급정거할 경우 제동능력을 시험하기 위함이다.

약 50km 속도로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급정거했다. 기존 아스팔트와 달리 밀리는 느낌이 완연했지만 미끄러지면서도 차체는 진행 자세 그대로 안정적으로 멈춰섰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세라믹 노면은 일반 도로에 비해 10배 정도 더 미끄럽다”며 “특수 노면에서의 반복적인 평가를 통해 현대모비스가 공급하는 제동 장치의 품질을 검증한다”고 설명했다.

아스팔트시험로 체험 이후에는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자율주행차 ‘M.BILLY(엠빌리)’의 실차 쳥가가 한창인 첨단시험로로 이동했다. 이 곳에서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지능형고통시스템(ITS) 환경을 구축해 자율주행 시스템 평가가 매일 진행되고 있다.

M.BILLY는 레이더와 카메라 등 8종, 총 25개의 센서가 장착돼 차량 주변 360도를 모두 감지한다. 여기에 V2X(Vehicle to Everything) 통신 기술을 활용해 주행 중 도로의 신호 바뀜도 스스로 탐지하고 그에 맞춰 주행한다.

도로 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도 능동적이었다. 시속 40km로 주행하는 M.BILLY는 주행 차로에 정차해 있던 다른 차량을 발견하자 옆으로 돌아 이동했다. 동시에 차선 변경시 후방에서 달려오는 차량을 인지하고 원래 차선으로 복귀하는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서산주행시험장에서는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자율주행차 ‘M.BILLY(엠빌리)’의 자율주행 시스템 평가가 매일 진행 중이다. (사진=현대모비스 제공)서산주행시험장에서는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자율주행차 ‘M.BILLY(엠빌리)’의 자율주행 시스템 평가가 매일 진행 중이다. (사진=현대모비스 제공)

기아차 K5 기반에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자율주행 시스템이 탑재된 M.BILLY는 현재 한국과 독일, 미국에서 글로벌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주행시험장에서 우선적으로 기능 점검과 안정성 평가를 실시한 뒤 일반도로 주행에 나서는 방식으로 실차 평가가 이뤄진다.

현대모비스는 내년까지 M.BILLY를 20대 이상 확보해 대대적인 시범 운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2년까지 독자 센서를 갖춘 레벨3 자율주행시스템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터널시험로를 방문했다. 폭 30m, 길이 250m로 조성된 터널시험로에서는 지능형 헤드램프(IFS) 연구 개발이 진행 중이었다.

기존 국내 차량에 적용된 지능형 램프 기술은 하이빔을 사용하다가 전방에 불빛을 인지하면 하향등으로 바뀌는 수준이었다. 이 경우 반대 방향에서 오는 차량의 시야를 보호할 수 있으나 정작 해당 차량 운전자가 시야를 순간적으로 방해하는 문제가 존재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의 지능형 하이빔 시스템은 마주오는 차량 부위만 하향등으로 전환되고 나머지 공간은 그대로 하이빔을 유지하도록 했다. 실제로 인솔자가 킨 불및에 따라 차량의 LED 램프가 자유자재로 커졌다 꺼졌다하며 선별적으로 빔 패턴을 바꿨다.

이 외에도 서산주행시험장에서는 다양한 시험이 진행 중이었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 시험장 가운데 최고 수준의 규모와 시설을 자랑하는 서산주행시험장을 통해 자율주행 분야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미래차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자율주행 독자센서를 2020년까지 모두 개발하는 한편 인공지능(AI),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 DAS설계실장 황재호 이사는 “주율주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ICT 영역에서의 투자비중을 50%까지 확대하는 등 연구개발 및 인프라 투자를 크게 확대할 예정”이라며 “현대모비스 센서 기술을 퀀텀 점프시키는 것은 물론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한 해외 전문업체, 국내외 스타트업 및 중소·중견기업과의 수평적 협력확대에도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