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국감]농해수위, 대기업 임원들 상대로 “돈 내라” 압박

10일 농해수위, 대기업 임원들 줄줄이 증인 소환

농어촌기금 출연 요구에 “적극 노력하겠다” 답해

2018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 사진=최신혜 기자 [e-mail]

대기업 임원들이 줄줄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끌려나와 기금 출연을 하라는 의원들의 압박을 견뎌야 했다. 매년 반복되는 기업인들을 상대로하는 ‘호통국감’이 올해도 반복된 것이다. 임원들은 “적극 노력하겠다”라는 식으로 답변했다.

1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대기업 임원들을 줄 소환해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을 압박했다. 실제로 공공기관에서만 돈이 걷혀 목표액 달성에 한참 모자란 상황에서 민간 기업에 손을 벌리는 모습을 연출했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지난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당시 농민들의 반발에 보상하는 대가로 설치를 약속한 것이다. FTA로 수혜를 보는 대기업이 일정 금액을 나눠 내 농어촌 지원에 쓰자는 취지다. 작년 3월 출범했으며, 당초 정부 목표는 매년 1000억원씩 10년간 총 1조원을 모으는 것이다.

하지만 농어촌기금은 지난해 목표치에 크게 미달하는 309억원을 달성한 이후 올해도 166억원 정도로 조성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기업 출연은 현대자동차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출연한 4억원이 가장 많은 액수다.

이날 국회에는 주은기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장(부사장), 서경석 현대자동차그룹 전무, 정현천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공헌위원회 전무, 이시용 LG전자 구매경영센터장(전무), 이종현 롯데지주 전무 등 기금출연이 저조하다는 요구를 이유로 출석했다. 5대 그룹 핵심 임원이 전부 출석한 상황도 이례적이다.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은 “기업들이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된 불법모금 사태 이후 출연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내용을 보고 받았다”며 “정부가 이런 기업들의 인식 제고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원들을 향해 의원들은 주은기 부사장에게 “삼성이 대·중소기업협력기금은 내고 있는데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중요하지 않은 것이냐”며 “삼성이 조금만 나눠 내면 농업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정현천 전무에게는 “300만 농민이 어려우니 여러분이 좀 (상생기금을) 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임원들은 “잘 검토하겠다”,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사실상 출연을 종용당하려고 온 임원들은 큰 반발 없이 의원들의 질책을 받아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