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선 일회성 비용 리콜에 주목정의선 부회장 ‘광폭 행보’ 긍정 평가세계 5위 완성차 업체 성장통 겪는 중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24조4337억원, 영업이익 2889억원, 당기순익 306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5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대비 1% 소폭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6% 폭락했다. 당기순이익도 67.4% 추락했다.
◇일회성 비용 리콜비용 반영 = 박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어닝쇼크는 필요악의 반영”이라며 리콜 비용 등을 일회성 비용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3분기 일회성으로 반영된 4000억원의 품질비용(판매보증관련 항목)을 세분화하면 ▲세타2 엔진 리콜비용이 1500억원 ▲기아차 신형 쏘렌토 엔진에서부터 장착된 KSDS(KnockSensor Detection System) 비용 1500억원 ▲에어백 리콜비용 1000억원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엔진 리콜비용은 현재 60%~70% 진행된 리콜의 추가 비용이다.
KSDS의 경우 리콜이 아닌 자발적인 성격이다. KSDS는 이미 탑재돼 있는 엔진 내부의 센서를 활용해 엔진의 이상음 발생시 차를 저속으로 강제 주행시켜 엔진을 보호하는 장치다. ECU칩 업데이트만 필요한 관계로 대당 2만원의 비용으로 250만대 차량이 대상이다. 에어백 또한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나 충담금이 추가됐다. 이외에도 여러 작은 품질 관련 비용을 포함해 총 45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3분기에 적용됐다. 특히 KSDS가 4분기나 그 이후 분기에 나누어 반영되지 않고 3분기에 일거 반영된 이유는 리콜 비용을 회계상 해당 이벤트가 인식되는 시점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현대차의 설명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박 연구원은 또 1000억원 단위의 리콜 비용을 지나치게 우려해서는 안 된다고 분석했다. 타사 리콜 비용에 비춰보면 현대차의 3분기 해당 비용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계산이다. GM은 지난 2014년 시동장치 문제로 51명이 사망했던 문제를 수정하기 위해 해당 연도에 총 28억 달러의 리콜 비용이 발생하면서 순이익이 전년대비 26.3% 감소하기도 했다. 그러므로 현대차 KSDS의 장착은 향후 모든 엔진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보험’ 성격으로 봐도 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신흥국가의 환율변동까지 포함해 환율적으로 2500억원의 손실(회사 추정)이 뒤따랐다는 관점이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미국과 국내 공장 중심의 판매실적 개선 가능성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월간 판매실적과 분기실적 확인을 통해 점진적인 기업가치 회복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6개월 중 5개월간 점유율 개선을 실현한 미국시장에서의 SUV 판매 확대를 통한 추가적인 판매 개선 가시성은 여전히 높다. 이에 따른 인센티브 축소와 금용손익 개선도 동반되며 점유율 확대를 이어가는 내수시장에서의 판매호조와 SUV 신차 판매 확대를 통한 수출 개선도 유효하다.
남정미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엔진리콜 3000억원, 에어백리콜 1000억원 추가 등 판매보증비용 7350억원으로 기발생 결함 건에 대한 추가 비용 계상이 부정적이나 일회성 요인이라 향후 재발생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며 일회성 비용의 실적 반영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SUV 비중은 작년 3분기 30%에서 올해 3분기 37%로 늘었으며 미국 시장에선 코나 효과와 신형 싼타페 등으로 2분기 연속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는 내년부터 3세대 플랫폼을 순차적으로 적용해 올해 SUV로 목표 판매대수를 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바삐 뛰는 정의선 총괄수석 부회장에 쏠리는 기대감 = 재계에서는 현대차가 경영권 승계 과정에 있는 만큼 더 공격적인 경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이 지난달 14일 사실상 경영책임자에 오르면서 세계 5위의 완성차 업체라는 평가를 듣는 현대차의 회복 시계를 빠르게 돌릴 것이란 해석이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지난 29일 고성능사업부장인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을 상품전략본부장에 임명하는 등 제품과 디자인을 포함해 미래 신기술 등 주요 부문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대규모 리콜 등 부품하자와 품질 관리부터 다잡고 가겠다는 정 부회장의 인적 쇄신으로 재계에선 보고 있다.
최근의 ‘광폭 행보’도 최고 수장부터 현장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 소비자가전쇼(CES)를 방문하고 3월 뉴욕모터쇼와 4월 베이징모터쇼까지 숨가쁘게 참관했다. 여기에 미국발 관세폭탄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를 찾으면서 청와대가 추진한 ‘경제인 방북’에도 참석하지 못할 정도로 바삐 뛰었다. 이 가운데 정 수석부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척 로빈스 시스토 CEO,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CEO 등 미래차 선도기업의 중요 인사들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라는 저력이 있는 기업을 두고 한번 더 도약하기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게 업계 내 목소리”라며 “연 800만대에 세계 5위 완성차 업체라는 저력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그렇게 쉽게 추락하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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