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탁자책임위에 주주권 행사 필요성 검토 맡겨 논의 결과 감안해 오는 2월 초까지 최종 결정
16일 국민연금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회의를 열고 오는 3월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조 회장 일가의 이사 연임에 반대의결권을 던질지를 논의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국민연금이나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자들이 큰 집의 집안일을 맡은 집사(Steward)처럼 고객과 수탁자가 맡긴 돈을 자기 돈처럼 여기고 주주 활동 등 수탁자책임을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는 행동지침이자 모범 규범이다.
이날 논의에서 국민연금은 조양호 회장 일탈 행위 등을 겨냥해 두 회사에 주주권을 행사할 필요성이 있는지 대한 검토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 맡겼다.
수탁자책임위는 기존에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를 자문하던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확대·개편한 조직이다. 횡령·배임 등 대주주 일가와 경영진의 사익 편취 행위, 저배당, 계열사 부당 지원 등 주주가치 훼손 행위에 대해 주주권행사 여부를 결정한다. 국민연금은 이 위원회의 판단을 최대한 존중, 오는 2월 초까지 최종결정할 방침이다.
증권가에서는 한지칼·대한항공이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 첫 사례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 원칙) 적용과 관련 공정한 주주권을 행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올해는 수탁자책임을 충실히 이행하는 실질적인 첫해가 될 것”이라며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사 안건을 논의하는 오늘 자리는 수탁자 책임자 원칙을 이행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지분 12.45%를 가진 2대 주주다. 조 회장 일가는 28.93%, 국내 사모펀드인 KCGI는 10.71%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대한항공 주총에서는 조양호 이사와 한 명의 사외이사 임기가 만료돼 재선임 안건이 상정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증권가 관계자는 “지난해 7우러 말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개별 상장사에 대해 주주권행사 방향을 국민연금이 논의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사회적 여론과 상징성 등으로 인해 행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ljh@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