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개발 하자”는 한국당 당권주자들···전대 앞두고 위험 발언 논란

한국당 2월 전당대회 앞두고 황교안·오세훈·김진태·안상수 한자리

우리나라가 자체 핵개발 통해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의견 내놓아

오세훈 “핵개발 논의 필요한 시점”···김진태 “자체 핵무장 필요해”

보수 세몰이 위해 극단적 발언 계속···정치권에선 위험수위 지적

자유한국당 핵포럼 세미나에 참석한 당권주자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오는 2월27일 전당대회를 통해 당대표를 뽑는 자유한국당이 당권주자의 난립으로 북적이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당권경쟁이 시작되고 있는데, 이들의 지지율을 의식한 무리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엔 우리나라가 핵개발을 통해 자체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발언도 나왔다.

한국당 당권주자들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미·북 핵협상 전망과 한국의 대응방안’ 세미나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당권주자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상수 의원, 김진태 의원 등이다. 이들은 북한의 비핵화 요구와 함께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강성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황교안 전 총리는 “우리가 견고하게 하나로 북한 비핵화에 노력하지 않는다면 정말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면서 “나라의 안전이 걸린 문제를 낭만적으로 생각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핵무장을 주장하지 않았지만, 강경한 보수진영에서 주로 주장하는 ‘북한을 믿을 수 없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오세훈 전 시장은 “문재인 정부는 진정으로 북핵을 폐기할 의지를 국민과 미국 정부에 밝혀야 하는데 아직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다”며 “우리 당론인 전술핵 재배치를 뛰어넘어 핵개발의 심층적 논의를 촉발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자신이 핵개발론자는 아니라면서도 “옵션을 넓히는 게 외교안보에 전략적으로 도움이 된다”며 “한국 제1야당이 한국 핵개발 논의를 촉발한다는 뉴스가 전 세계에 타전되면 미국과 중국 생각이 복잡해질 것이고, 대북 압박이 효율적으로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상수 의원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 인수위 위원장을 비롯해 스태프들을 만나서 우리도 전략핵 배치하고 우리도 핵개발을 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를 전달했다”면서 “전문가들이 좋은 대안 마련하고 국회에선 행동으로 국민과 함께, 정부와 함께 강력하게 요구하고 미국에도 다시 가서 오판하지 말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태 의원은 “그 전부터 핵포럼에는 계속 참석했었는데, 짧게 말하겠다. 자체 핵무장이 필요하다”며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원유철 의원을 향해 “‘핵유철’로 부를 정도로 많은 분들도 동의할 걸로 본다”면서 당내에도 이에 공감하는 기류가 상당수 있음을 내비쳤다.

사실, 한국당은 최근 들어 선거철만 되면 핵무장을 주장하는 후보가 나왔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도 핵무장을 주장해 선거에서 재미를 봤었다. 보수진영에서 특히 강경보수는 핵무장에 대한 지지가 높은 편이라, 당권주자들이 표를 의식해 이러한 발언을 내놓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이 핵무장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한국은 자체 핵 보유를 금지하는 핵확산금지조약(NPT)를 탈퇴하지 않고 핵무장을 할 수 없다. 게다가 핵을 보유하면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처럼 핵무장에 현실적인 어려움을 정치인들도 모를리 없다. 그러면서도 표를 얻기 위해 선거철만 되면 핵무장 발언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에선 지지율을 의식한 강경 발언의 수위가 높아진 점을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