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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BMW 김효준 회장 vs 벤츠 실라키스 사장

오피니언 기자수첩

[윤경현의 모터웨이]BMW 김효준 회장 vs 벤츠 실라키스 사장

등록 2019.02.20 10:39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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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김효준 회장 vs  벤츠 실라키스 사장 기사의 사진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는 최근 몇 년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BMW 코리아는 한때 국내 수입 자동차 시장에서 8년 연속 1위를 누렸고 뒤를 이어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지난해 총 7만798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고 실적과 함께 3년 연속 수입차 판매 1위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들 메이커를 이끄는 수장들의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은 엇갈린다.

지난해 BMW는 화재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 1년 동안 발생한 화재 사고 건수만도 50여건으로 지난해 여름을 기점으로 하루에 한 번꼴로 화재 사고가 이어졌다. 그뿐만 아니라 2017년에는 배기가스 서류 조작 파문으로 환경부로부터 과징금과 함께 판매 금지를 당했다. 김효준 회장은 내부 직원들에게 책임지고 일을 마무리 지을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섰다. 사장 직함 대신 회장으로 이동하며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대표이사는 김효준 회장이다. 기업의 모든 책임은 등기임원 대표이사에게 묻는다. 즉 김 회장이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상대적으로 BMW 코리아의 경쟁 상대인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도덕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느냐. 그렇지 않다. 작년 연말 배출가스 인증 절차 위반으로 벤츠코리아의 인증담당 직원이 결국 구속됐다. 인증을 누락한 채 배출가스 관련 부품을 장착한 차량 7000여대를 국내 수입·판매하다 적발된 것이다. 하지만 벤츠는 한낱 인증 담당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한 꼴이다. 해당 직원은 1심에서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됐고 벤츠코리아에는 28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벤츠 인증 담당 직원은 지인들에게 회사 직원으로 조직의 보고체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본인이 구속되는지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은 현재까지도 이에 대해 이렇다 할 해명도 없다.

지난달 17일 실라키스 사장은 신년 간담회에서 한복을 빼입었다. 매해 연초마다 하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옥색 한복을 멋스럽게 차려입고 국내 미디어 관계자들 앞에 선다. 국내 완성차 CEO도 보기 힘든 한복을 외국인 수입차 사장이 차려입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욱이 올해는 태극기가 휘날리는 대형 화면을 배경으로 한복 차림으로 신년 인사를 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긍정적인 면보다 아쉬움이 크다. 한복을 입었다고 해서 한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양복을 입더라도 책임지는 자세와 고객을 아끼는 진정성이 느껴진다면 구태여 한복을 입지 않아도 된다.

실라키스 사장은 “업계 리더로서 책임감 있는 기업 시민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한국 사회에 더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차량 결함 문제에 뚜렷한 답변은 뒤로한 채 “환경 규제가 더 엄격해지고 당국(정부)에서 제시하는 기준이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면서 “사내 프로세스 강화를 통해 변화하는 환경 규제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대답만 되풀이했다. 구속된 직원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답도 없이 행사를 끝냈다.

김효준 BMW 코리아 회장과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은 국적이 다르다. 실라키스 사장이 서울시 명예시민이지만 한국 사람은 아니다. 그렇다고 김효준 회장이 옳고 그름의 차원이 아니다. 실라키스 사장이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 고객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품고 있다면 외형적인 면보다 한국정 서에 부합하는 접근 방법이 옳다.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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