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뺏기지 않겠다···폴더블폰 공개 앞둔 삼성폴더블·롤러블 언제든 가능해···‘일단 관망’ 내건 LG
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장(사장)은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폴더블폰 출시를 예고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암시했다.
반면 권봉석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장(사장)은 폴더블폰 시장이 시기상조라는 판단 아래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이 폴더블폰에 운을 띠운 건 지난해 8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 기자단 간담회에서다. 당시 고 사장은 “폴더블폰의 세계 최초 타이틀을 굳이 뺏기고 싶지는 않다”며 “그동안 내구성과 품질 문제 때문에 말을 아꼈는데 이런 단계는 지났고 출시 시기가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삼성개발자회의(SDC)에서 폴더블폰 시제품을 공개했다. 최근 광고 영상에서는 완제품에 가까운 폴더블폰을 노출했다.
당장 오는 21일 열리는 ‘갤럭시 언팩 2019’(언팩)에서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갤럭시 탄생 10주년과 맞물려 ‘갤럭시S10’과 ‘5G 폰’에 관심이 급증하고 있지만 시장의 눈길은 폴더블폰에 집중됐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도에 들어선 만큼 전혀 다른 차원의 기기인 폴더블폰에서 ‘글로벌 1위’를 자부하는 삼성전자가 어떤 혁신안을 내놓을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다.
반면 LG전자는 권 사장이 직접 나서서 폴더블폰 출시와 관련한 여러 예측에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LG전자도 오는 25일 개막하는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폴더블폰을 공개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는데 이런 전망에 “시기 조율”을 언급했다.
권 사장은 지난 15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5G폰을 출시할 때 폴더블을 동시에 출시하느냐 여러 논의가 있었다”면서도 “다만 최초 과정에서 적용하지는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LG전자는 이미 회사 내에 롤러블 기술이 존재한다”며 “5G 시대에 맞는 게 롤러블인지 폴더블인지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인데 관련 시장의 요구나 여러 가지를 생각해 아직은 시기상조라서 뺐다”고 덧붙였다.
폴더블폰에 대한 시장 수요가 70만대에서 100만대까지 조사 기관마다 엇갈리는 등 알 수 없어 초기 단계에서는 시장을 관망하겠다는 설명이다. 그와 동시에 권 사장은 ‘롤러블’ 기술을 강조하며 폴더블폰 시장의 성장세가 나타나면 언제든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글로벌 1등이라는 자신감이 있어 폴더블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최근 실적 하락을 해소할 카드를 공격적으로 꺼내든 모습”이라며 ”LG전자도 스마트폰 사업에서 오랜 실적 악화를 겪고 있지만 아무래도 모험을 강행할 시기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IM부문에서 매출 23조3200억원에 영업이익 1조51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8%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3.72% 내려앉았다. 삼성전자 IM의 영업이익이 2조원 아래까지 감소한 것은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기록했던 지난 2016년 3분기 이후 9분기 만이다.
LG전자도 지난해 4분기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에서 매출액 1조7082억원에 영업손실 3223억원을 기록하는 15분기 연속 적자 늪에 빠졌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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