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시장 슈퍼호황 막내려하반기 반등도 기저효과 불과차량용 반도체 매년 큰폭 성장투자확대 등 경쟁력 확보 박차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일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SK하이닉스도 이달 중순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몇 년간 실적 신기록 행진을 벌여왔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내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최근 올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못 미칠 것이라는 이례적 발표도 했다. 삼성전자 실적을 두고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자진고백을 통해 시장을 진정시키려는 움직임이었다. SK하이닉스 실적 역시 삼성전자와 입장이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추락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침체에서 비롯됐다.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3월 DDR4 8기가비트(Gb) D램 고정거래가격은 4.56달러로 5달러선이 무너졌다. 고점이었던 지난해 9월(8.19달러)와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128Gb MLC 기준)도 4.11달러로 전월(4.22달러)에 비해 2.6% 내렸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D램과 비교해 감소폭은 크지 않지만 지난해 6월(5.6달러)부터 꾸준히 내려가고 있다.
관련 업계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올해 3분기까지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메모리 시장의 주요 고객인 서버·스마트폰 업체들이 재고를 쌓아놓고 있는 가운데 추가 투자를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의 전통적인 경기 현상인 ‘상저하고’ 흐름에 따라 하반기 반등을 전망하는 시각도 나온다. 반면 상반기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이상의 반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더 큰 무게가 실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시장 부진의 돌파구가 될 대책 마련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초격차 전략과 시스템반도체 등 비메모리 역량 강화다.
특히 향후 몇 년간 급성장이 예상되는 차량용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경쟁력 확보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의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매출은 총 539억달러(61조2000억원)로 전년 대비 18.6% 성장했다. 이는 전체 반도체 시장 매출 증가율(13.7%)을 뛰어 넘는 것이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달 20일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5G·AI·데이터센터아 함께 차량용 반도체를 신성장 분야로 꼽고 “위기 속 기회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자동차용 프로세서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와 이미지센서 브랜드 ‘아이소셀 오토’를 출시한 것도 차량용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치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글로벌 자동차 업체 아우디에 ‘엑시노스 오토’ 공급에 성공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세계 1위 회사인 ‘NXP’ 인수설도 끊이지 않는다. 네덜란드에 본거지를 둔 NXP는 퀄컴이 470억달러에 인수를 추진했지만 중국 규제당국의 합병 승인을 받지 못함에 따라 인수가 무산됐다. 이에 따라 잠재적인 매물로 나와 있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움직임을 서두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 CES에 참가해 ‘메모리 중심 모빌리티’를 콘셉트로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솔루션을 소개한 바 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최근 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중국 자동차 관련 업체에 대한 투자를 진행했는데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겨냥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자동차용 반도체 부문에서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위한 움직임을 서두르고 있다”면서 “시스템 반도체 강화 전략에는 차량용 반도체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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