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한진그룹 새총수 지정 늦어질 수도”“자료 받지 못해···15일까지 늦출 수도 있어"금호, 일단 유지할 듯···축소 자산 규모가 관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내달 1일 2019년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 지정 현황을 발표하는 일정과 관련, “여러 사정을 고려해 내달 15일까지 2주일간 지정 절차를 늦출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고(故) 조양호 회장 별세에 따른 한진그룹 동일인(총수) 지정과 관련해 “아직 장례를 치르지 못한 상황에서 자료를 받지 못했다”면서 “내달 1일 지정 시점이 조금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정위는 매년 5월1일 자산 5조 원 이상인 대기업집단의 지정 현황을 내놓는다. 이때 1년 전과 비교해 변동된 사유가 있는 기업은 총수를 새로 지정한다.
한진그룹은 지난 8일 조 회장이 별세하면서 동일인 변경 사유가 발생했다. 동일인이란 특정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사람이나 법인을 뜻하는 말로 공정위가 지정한다. 동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기업집단 범위가 달라지므로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공정위는 총수를 지정할 때 지분율에 더해 그룹으로부터 받은 운영구조와 지배구조 계획을 근거로 실제 영향력도 판단해 최종결정에 참고하게 된다.
김 위원장은 “지정을 위해서는 해당 그룹으로부터 많은 자료를 받아 검토해야 하지만 아직 장례 절차도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자료를 받지 못했다”며 “(동일인 지정은) 지분율뿐 아니라 한진그룹이 제출하는 그룹의 운영·지배구조 계획을 통해 사실상의 영향력도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정위의 ‘대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또 다른 변수도 생겼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하 금호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매각이 완료되면 금호그룹은 대기업집단에서 빠질 수도 있다.
공정위가 발표한 ‘2018년 대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금호그룹은 당시 자산 11조8850억원으로 재계순위 25위를 차지했다. 계열사는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 등 26개다.
아시아나항공의 작년 말 별도 기준 자산은 6조9250억원으로, 그룹 총자산(11조4894억원)의 60%를 차지한다.그룹에서 가장 비중이 큰 아시아나항공이 떨어져 나가면 그룹 전체 자산 규모가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내년 5월 공시집단 지정 전에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완료되고, 자산 규모가 3조5000억원 미만으로 떨어진다면 공정위는 회사 측 요청에 따라 금호그룹을 공시집단에서 제외할 수 있다. 반면 자산 규모가 3조5000억원 이상 5조원 미만 구간에 걸린다면 내년 5월 이후에야 공시집단에서 빠지게 된다.
또 매각 일정과 다음달로 예정된 공정위의 지정일 등을 감안하면 당장은 대기업집단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공정위의 대기업집단 지정 ‘데드라인’이 다음달 15일이라는 점에서 그 전까지 매각이 완료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한진그룹의 사정도 있지만 또 다른 한 그룹의 사정이 있어서 지정 결과의 발표가 조금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원칙적으로 5월 1일에 지정 결과를 발표하는데 법에 보면 5월 15일까지 지정 절차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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