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 진술에서 가족·회사·송사 언급조 회장, 가족 잘 돌보지 못해 법정서“불찰·신중하지 못함에서 비롯 사죄하는 마음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강성수)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 회장은 최후 진술을 통해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오늘 재판을 마치는 이 자리에 서고 보니, 참으로 여러 생각이 든다”며 “효성을 창업하신 조부인 故조홍제회장께서 “형제간에 우애가 있어야 하고 가족 간에 송사가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가르치셨는데 제가 가족을 잘 돌보지 못해서 이렇게 법정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로 인하여 많은 임직원이 고생을 하고 있고 선배님들이 공들여 일궈온 회사의 이미지가 실추된 것 같아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한탄스럽고 괴롭다”며 “모든 것이 저의 불찰과 신중하지 못함에서 비롯된 것이라서 무릎 꿇고 사죄하는 마음이다. 나름대로 노력을 하였음에도 결국 동생과의 관계를 원만히 풀지 못해 건강이 안 좋으신 아버님과 가족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할 뿐이다”고 조현문 변호사 전 부사장과의 관계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신성장동력 사업에 대해서도 뜻을 밝혔다. 조 회장은 “저는 LED사업, 아트사업, 정보통신 사업 등 신규 사업을 통해 효성을 발전시키고 싶었다”며 “특히 신규사업 중에서 제가 가장 관심과 애착을 가졌던 부분이 IT사업이었고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였다. 우수한 인재와 영업망을 갖춘 HIS를 필두로 효성그룹에서 IT사업의 꽃을 피우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1999년말부터 히타치는 HIS 이외에 휴렛패커드, 썬, 엘지히타치 등 거대기업을 판매채널로 활용하여 HIS가 일개 대리점으로 전락하였기 때문에, 히타치가 HIS에 제품 공급을 중단하면 망할 수밖에 없었다”고 피력했다.
조 회장은 “결과에 책임질 수 있는 누군가가 HIS 임직원들을 다잡고 독려하면서 변화를 추구해야만 했다”며 “저희 형제들 중에서 IT사업과 HIS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저밖에 없었다. HIS 임직원들과 함께 솔루션 발굴 등을 위해 열심히 뛰었다”며 “HIS를 살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힘든 줄도 모르고 뛰어다녔던 당시의 일은 여전히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그동안 수많은 송사에 대해 “지난 몇 년 동안 저 개인 뿐만 아니라 임직원들과 회사가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시장에서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대외 여건은 더 안 좋아지고 있는데 효성을 상대로 한 각종 송사로 인해 저를 비롯한 수많은 임직원들이 계속 고생하고 있다.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송사 때문에 임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졌고 모두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고 회사를 염려했다.
이어 “저는 부친께서 건강 악화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시면서 충분히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서 회장의 중책을 맡게 되었다. 저는 회장에 취임하여 지난 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선배들과 임직원들께 누가 되지 않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효성과 계열사에 191억원대 손해를 끼치고 16억원대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에게 검찰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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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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