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토종시계기업 ‘로만손’ 창업···1천억대 회사로2007년부터 2015년까지 8년간 중기중앙회장 역임중기업계 환경 개선 공로 인정···올초 3선 성공
김 회장은 시계업체 로만손(현 제이에스티나)을 세워 중견기업까지 키워낸 인물인 동시에 중소기업들의 사업 환경을 크게 개선시킨 중기중앙회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토종시계회사로 중견기업 일궈=김 회장은 1955년 충청북도 증평에서 종갓집 종손으로 태어나 유복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충북대 축산학과를 중퇴하고 솔로몬시계공업에서 영업이사로 일하다 1988년 5000만원으로 토종 시계 회사인 로만손을 창업했다.
로만손은 2003년 론칭한 주얼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가 인기를 끌면서 2011년 동명의 핸드백 브랜드까지 내놨고 2016년 아예 사명을 제이에스티나로 변경했다. 주얼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의 성장에 힘입어 2017년에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더 그로서리(THE GROCERY)’와 주얼리 세컨브랜드 ‘에르게(ERGHE)’, 화장품 브랜드 ‘제이에스티나 뷰티’를 선보이며 사업을 확장했다.
제이에스티나는 1988년 창립 이래 김 회장 단독 최대주주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3월 말 기준 제이에스티나의 주식 341만4939주(20.6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 회장의 동생인 김기석 제이에스티나 대표가 150만7382주(9.13%)를 보유하고 있으며, 김 회장의 배우자인 최영랑씨와 딸 김유미, 김선미 이사가 각각 10만2593주(0.62%), 16만8000주(1.02%), 14만5000주(0.88주)를 보유 중이다. 장녀 김유미 이사는 피아노를 전공한 후 2013년 제이에스티나에 입사해 지난해 4월 비등기임원에 선임됐다. 차녀 김선미 이사는 2009년 제이에스티나에 입사했으며 지난 4월부터 비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제이에스티나의 경영은 김 회장의 동생인 김기석 대표가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형 김 회장이 중기중앙회장을 역임하는 동안 제이에스티나의 사업을 꾸려왔다. 김 회장은 중기중앙회장 임기가 끝난 후 2015년 경영일선에 복귀했다가, 최근 중기중앙회장에 재취임하며 대표이사에서 다시 물러났다.
◇중기 위상 강화하며 ’중통령’ 3선 성공=이와 함께 김 회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이끌어내고 중기업계의 위상을 강화시키면서 ‘중통령’이라고 불리는 중기중앙회장에 세 차례 당선됐다.
김 회장은 2007년 제23대 중기중앙회장으로 취임한 후 글로벌 경영위기 속에서도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을 개선하는 데 매진한 공로를 인정 받아 2011년 연임에 성공, 2015년까지 중기중앙회를 이끌었다. 임기 8년을 채우면서 김 회장은 1988년 중앙회장 민선 체제 이후 최장수 중기중앙회장이라는 기록을 썼다.
김 회장은 당시 8년의 임기 동안 중소기업이 겪는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었다.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82개 적합업종을 선정시키는 데 성공했고, 백화점 판매수수료, 카드수수료 등 중소기업을 힘들게 하는 수수료율 개선에도 앞장섰다.
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보호하고 사업재기를 돕는 안전망 제도인 노란우산공제를 처음 도입한 것도 김 회장이다. 또 중소기업 최고경영자만을 위한 전문화되고 특화된 교육과정이 필요하다는 중소기업계의 요구를 수용해 2007년 중소기업 리더스포럼도 시작했다. 중기 제품을 취급하는 전문 홈쇼핑 채널 홈앤쇼핑을 2012년 출범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 받은 김 회장은 올해 초 제26대 중기중앙회장 선거에서 3선에 성공했다. 3선에 성공한 중기중앙회장은 김 회장이 처음이다.
◇제이에스티나 경영 부진···중기중앙회는 잡음=다만 최근 제이에스티나의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는 점과 김 회장이 중기중앙회장에 취임한 후 여러 구설수가 나오고 있다.
김 회장은 2015년 두 번째 중기중앙회장 임기를 마치고 제이에스티나의 경영 일선에 복귀, 사업 확장을 본격화 했으나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와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경제보복의 직격탄을 맞았다. 제이에스티나는 수출 사업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데 사업 확장 시기가 사드 보복 시기와 겹치면서 수익성이 크게 훼손됐다.
실제로 제이에스티나는 중국의 경제보복이 본격화한 지난 2017년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2016년 1703억원에서 2017년 1399억원, 지난해 1274억원으로 계속 감소세다. 영업이익은 2016년 79억원이었으나 2017년 5000만원, 지난해 8억6000만원의 영업손실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제이에스티나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13년만의 일이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주얼리 부문을 제외한 핸드백, 화장품, 시계 등 다른 사업들은 일제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나마 이익을 기록 중인 주얼리 사업마저 매출액이 2016년 1040억원에서 2017년 934억원, 지난해 865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98억원, 75억원, 44억원으로 계속 감소했다. 김 회장이 제이에스티나의 경영일선에 전격 복귀하고도 환경이 급변하면서 자존심을 구긴 셈이다.
올해 들어 김 회장을 둘러싼 구설수도 잇따르고 있다.
올해 초에는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 과정 당시 김 회장의 비서실장이 인터뷰를 마친 기자에게 50만원이 든 종이봉투를 건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여기에 김 회장은 지난 3월 홈앤쇼핑 주주총회에서 이 회사 이사진을 자신의 측근으로 교체하려고 시도한 것도 비판 받았다. 당시 김 회장은 이사진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 데는 성공했으나 최종삼 홈앤쇼핑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기존 이사진의 해임안은 대부분 부결됐다.
또 지난 2월 중기중앙회장 출마를 선언한 뒤 제이에스티나의 주가가 급등하자 김 회장과 그의 일가가 제이에스티나 보유 주식을 매각한 것도 논란이 됐다. 제이에스티나 주가는 김 회장 출마 선언 후 오름세를 탔고 김 회장 일가는 2월 12일 보유 주식 일부를 장중 매각했다. 이날 장 마감 후 제이에스티나가 2018년 영업적자가 2017년보다 확대됐다는 내용의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 회사의 주가가 급락했다. 이 때문에 김 회장 일가가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주식 불공정거래 의혹이 올 초부터 꾸준히 제기돼왔고, 금융당국이 이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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