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 본격화SK, 공식 부인에도 유력후보 꼽혀우려했던 금호그룹 매각의지 확인해외투자자와 공동인수 논의 소문
26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전날 아시아나항공 주식 31.0%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다. 매각 주간사는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증권)이다. 인수의향서(LOI) 접수 기한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통상 1~2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다음달 중순께 참여 기업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지금까지 아시아나항공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내보인 곳은 애경그룹 정도가 손꼽힌다. 하지만 매각 작업이 본격화된 만큼 SK, 한화, GS 등 그동안 후보자로 거론됐던 기업들이 물밑작업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림과 호반건설 등 호남에 뿌리를 둔 그룹도 잠재적인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재계에서는 SK그룹의 참여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SK그룹은 공식적으로 인수전 참여를 부인하는 입장을 몇차례 밝혀왔지만 여전히 인수후보자로 꼽히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 있는 재무적인 능력이 가장 우수하다는 점이 첫 번째 이유로 꼽힌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신주를 원매자가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투자업계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한 매각 가격을 1조5000억~2조원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SK그룹의 인수합병(M&A) 본능도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전 참여를 유력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SK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은 모두 M&A를 통해 품에 안은 기업들이다. 특히 최태원 회장은 내부 경영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 인수를 결단 내리면서 그룹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금호그룹의 우회 참여 가능성이 차단됐다는 점도 SK그룹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앞서 SK그룹 내에서 M&A 전문가로 꼽히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아시아나항공과 관련해 “지배구조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면서 인수전 참여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는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의 경영권 포기 선언에 대한 진정성에 의구심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매각작업이 시작되면 금호그룹이나 금호석유화학그룹에서 우회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 셈이다.
하지만 박삼구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진정성을 강조하면서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박세창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호그룹이나 특수관계자가 어떤 형태로건 딜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SK그룹은 우려했던 금호그룹의 우회 참여 가능성이 사라진 만큼 본격적으로 인수에 따른 득실을 따져본 뒤 참여 여부를 결론지을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이 이미 카타르투자청 등 해외 투자자들과 아시아나항공을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어떠한 방식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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