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무주택으로 펜트하우스 당첨된 조성욱 후보자

무주택·청약통장 가입기간 항목 만점 받아

사진= 연합 제공

조성욱(54)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15년 이상 무주택자 요건을 충족해 청량리 신축 아파트의 50평대 펜트하우스를 분양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관 후보가 장기간 무주택자로, 전세 생활을 유지해오다가 ‘내집마련’에 성공한 이력은 매우 이례적이다.

21일 국회에 제출된 조 후보자의 청약 관련 자료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26일 진행된 청량리 ‘롯데캐슬 SKY-L65’ 65층 펜트하우스(172.6㎡) 청약에서 1순위로 당첨됐다.

당시 조 후보자의 청약 가점은 54점으로 고득점권에 속했다. 가점은 84점 만점에 무주택(만점 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 부양가족(35) 등 3가지 항목으로 점수가 부여된다.

조 후보자는 독신으로 부양가족 항목에서 최저점인 5점을 받았음에도 무주택과 통장 보유 기간에서 모두 만점을 받아 고득점을 올렸다. 그는 15년 이상 무주택자이면서 청약통장을 아끼며 보유하고 있었기에 두 항목에서 만점을 받아낸 것이다.

조 후보자는 2005년 3월 이후 지금까지 서울대 근처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아파트(84.9㎡)에 전월세 계약을 연장하며 계속 거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전세 보증금이 1억4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배 이상 올랐고 2017년부터 30만~35만원의 월세가 붙었지만 조 후보자는 거처를 옮기지 않았다.

조 후보자는 아파트 분양대금 20억3000만원도 본인이 보유한 현금으로 대부분 충당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신고한 현금 자산은 20억4633만원에 달했다. 20여년간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고려대, 서울대를 거치며 받은 봉급과 부대수입 등을 꾸준히 모아서 축적한 것으로 보인다.

청량리 ‘롯데캐슬 SKY-L65’ 65층 펜트하우스(172.6㎡)는 청량리 일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건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며 청약 과열 양상이 빚어진 곳이다. 당시 5가구를 모집하는데 39명이 지원해 경쟁률은 7.8대 1이었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54점은 웬만한 단지에서 당첨될 수 있는 고득점”이라며 “자산이 많으면서도 청약통장을 아껴오다 고급 주택이 분양되면 과감하게 통장을 쓰는 사람들이 가끔 보이는데, 이와 같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조 후보자의 화려한 생애 첫 주택 마련을 보는 야당은 참으로 복잡미묘한 심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모와 본인 두 사람이 거주할 집으로 굳이 50평이 넘는 고가 펜트하우스를 분양받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의견과, 평생 무주택으로 검소하게 생활하며 돈을 모아 좋은 집을 마련한 것이 문제되지 않는다는 시각이 교차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조 후보자는 공정위를 통해 “그동안 본인 명의 주택을 한 번도 소유한 적이 없고 이번에 모친을 모시고 함께 살기 위해 큰 아파트를 분양받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