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복 ‘구호’ 만든 유명 디자이너휠라·제이에스티나 등 리뉴얼 전문가2013년 삼성패션 퇴사 후 6년만 복귀해캐주얼 브랜드 ’빈폴‘ 리뉴얼 자문 역할 맡아
빈폴은 삼성패션의 대표 브랜드로, 1989년 론칭해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삼성패션은 빈폴을 더 젊은 브랜드로 변신시키기 위해 지난 5월 정구호 씨와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2년이며, 직함은 ‘고문’이다.
정 고문은 1989년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졸업했다. 졸업 후 독립디자이너로 활동하며 1997년 자신의 이름을 딴 여성복 브랜드 ‘구호’를 론칭했다. 쌈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겸 대표, F&F를 거쳤다. 지난 2004년과 2008년엔 '대종상 영화제'에서 영화 '스캔들:조선남녀 상열지사'와 '황진이'로 의상상을 수상했고 2013년 국립 무용단 창작 무용 ‘묵향’의 공연을 연출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도 도전을 거듭해왔다.
삼성과의 인연은 2003년 시작됐다. 정 고문은 2003년 구호가 제일모직(현 삼성패션)에 인수될 당시 함께 제일모직으로 영입됐다. 정 디자이너는 당시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이었던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전 삼성패션 사장)이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직접 공들여 영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정 디자이너와 이 이사장은 파슨스스쿨 동문이다. 정 고문은 2013년까지 제일모직 여성사업부 전무로 일했다.
정 고문은 제일모직을 떠나면서 공연 연출, 방송 활동 등을 하다가 2015년 서울패션위크 총감독으로 선임되면서 본격적으로 패션업계에 복귀했다. 이어 같은해 휠라코리아의 CD 겸 부사장으로 합류, 스포츠 브랜드 휠라의 리뉴얼을 책임졌다. 정 고문은 휠라코리아에서 2016년 9월까지 일하며 약 세 시즌 동안 휠라의 새 BI(Brand Identity)인 '스타일리시 퍼포먼스'에 따른 디자인 방향을 제시하고 브랜드 재정비를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이후 휠라는 젊은 세대에게 크게 각광 받는 브랜드로 성장했고, 정 고문의 몸값도 치솟았다.
서울패션위크 총감독으로는 지난 3월까지 총 4년간 일했다. 이 기간 서울패션위크는 아시아 최고 패션위크로 성장, 신진디자이너들의 해외 진출과 마케팅 창구가 됐다.
2016년에는 현대홈쇼핑과 함께 여성복 브랜드 ‘제이바이(J BY)’를 론칭, 7년만에 새 브랜드를 내놓기도 했다. 론칭 이후 4번의 방송으로 누적매출 120억원을 기록하며 당시 홈쇼핑 사상 최단시간 판매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세계적 디자이너인 정구호의 옷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대에 접할 수 있어 현재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정 고문은 지난 1월부터는 주얼리·패션 브랜드 제이에스티나 CD 겸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제이에스티나는 정 고문을 영입해 브랜드 타깃층을 20대까지 넓히기 위한 리뉴얼을 단행했다.
정 고문은 삼성패션에는 일주일에 한 번 출근해 빈폴의 브랜드 리뉴얼에 대한 컨설팅을 하고 있다. 빈폴은 서양의 캐주얼 브랜드를 모방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문화와 정서를 담은 캐주얼 브랜드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언론에 공개한 새 상품들은 내년 봄·여름 시즌부터 선보이고, 가을·겨울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세일즈에 돌입할 예정이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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