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경험 살리고 노태문 아이디어에 ‘힘’완만한 세대교체 단행···리스크 최소화 분석
20일 삼성전자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2020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가 ‘안정’에 방점을 찍은 가운데 노태문 사장의 행보는 돌풍으로 떠올랐다.
재계에서는 사실상 고동진 IM부문장을 이을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노태문 사장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노 사장이 만 52세로 젊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설득력을 더하는 요소다.
삼성전자 IM 부문은 스마트폰·PC 사업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와 통신장비 사업을 담당하는 네트워크 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노태문 사장이 맡을 무선사업부는 스마트폰과 PC의 영역이 희미해지는 상황에서 사실상 소비자와 직결되는 스마트 기기 전부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고동진 사장에게 IM 부문 전반적인 지휘권은 여전히 있지만 노태문 사장이 무선사업부장으로 올라서면서 스마트폰 사업만큼은 주도권을 가져가는 모양새다. 여기에 노태문 사장이 고동진 사장과 오랜 기간 동고동락하며 서로의 의중을 잘 안다는 점도 업무 연장선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했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면 노태문 사장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전사적으로 더욱 힘을 실어주고 고동진 사장의 경험을 그대로 살려 나가는 그림이 그려진다는 평가다. 실제 갤럭시 신제품 발표인 ‘언팩’ 행사 등에서 노태문 사장은 고동진 사장과 나란히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제품 세부 사항을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노태문 사장에 대해 “갤럭시 신화를 일군 스마트폰 개발 전문가로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모바일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주역”이라며 “52세의 젊은 리더로서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참신한 전략을 제시하고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노태문 사장의 그간 이력을 보면 탄탄대로다. ‘이재용의 남자’로 불리는 등 삼성 오너가의 신뢰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 50세인 2018년 부사장에 오른 이후 1년 만인 지난해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이번에 다시 1년 만에 무선사업부장까지 임명된 셈이다.
노태문 사장은 포스텍 박사 출신으로 1997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스마트폰 연구개발(R&D) 전문가로 30대 때부터 주목받았다. 2007년 두께 6.9㎜의 초슬림형 카메라폰을 개발해 38세에 일찌감치 임원을 달았다.
2010년엔 갤럭시S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받고 전무로 승진했다. 이후 2012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해 갤럭시S와 노트 개발을 지휘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내놓은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 개발도 이끌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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