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재정硏 “재정지출 확대·병행 때 경기부양 효과”KDI “증세 논의 시작해야···재정적자가 확대 안된다”靑 “전혀 검토 않아···뼈를 깎는 지출구조조정 할 것”
김유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은 26일 재정포럼 5월호에 보낸 ‘경제위기 대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와 재정 건전성 리스크’ 기고에서 “현재와 같은 재난 시기에는 증세를 미루지 말고 적절한 규모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 주장했다.
김 연구원장은 “중부담·중복지를 지향하는 국가에서 기업이나 가계가 세금을 적정한 수준에서 부담하면서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와 같이 경기 침체기이면서 확장적 재정지출의 글로벌 공조가 이뤄지는 시기에 재정지출 규모와 동일한 규모로 또는 재정지출 규모보다 적은 규모로 증세하는 경우 모두 긍정적인 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세의 방법론도 제시됐다. 그는 “재정지출 확대 규모와 같은 증세는 특히 한계소비성향이 낮은 소득상위계층에서 부담한 세금으로 소득 하위계층에 이전지출을 제공하거나 정부투자나 정부소비에 사용하는 경우 긍정적인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재정지출 확대 규모의 절반 또는 4분의 1 정도의 증세는 뚜렷한 경기부양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제전망을 내놓은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증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재정지출 확대 수요가 있는 만큼 그에 준해 재정수입도 확대해야 하는데 중장기적으로 증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지금 당장은 경기가 안 좋기 때문에 어렵겠으나 중장기적으로 생각해 보면 복지 수요가 확대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상당히 빠르게 올라가므로 그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요 국책연구원의 증세론은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전후해 나온 주장이어서 본격적인 증세 논의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이 회의에서 “전시재정을 편성한다는 각오로 재정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재정은 국가정책을 실현하는 직접적인 수단"이라며 "불을 끌 때도 조기에, 초기에 충분한 물을 부어야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주문했다.
조세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진행되는 3차 추경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최대 1.5%포인트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3조9000억원 규모로 편성된 1∼2차 추경에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는 3차 추경안을 더하면 올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4.4%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김 원장은 “3차 추경으로 국가채무비율 상승은 한국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면서 “내년에도 확장재정 기조를 유지하고, 내년 초 시점에서 판단해 필요하면 추경도 편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정 수준에서 국가채무비율 한도가 존재한다면서도 “여러 연구에서 모두 한국은 재정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고, 중기적으로는 한국의 재정 여력에 문제가 없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증세 논의를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증세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어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증세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며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재원 마련 방안과 관련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의 ‘뼈를 깎는 지출 구조조정’을 여러 번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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