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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정당 정책연구원···보수의 싱크탱크는 왜 몰락의 길 걷나

[존폐기로 ‘여연’]최초의 정당 정책연구원···보수의 싱크탱크는 왜 몰락의 길 걷나

등록 2020.05.29 17:01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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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민자당에서 만든 최초 정당 정책연구원ARS 조사방식으로 여론조사가 정확하기로 유명직원 10명 작은 곳에서 영향력 있는 싱크탱크로최근 들어 지도부 입맛 맞춘 보고서만 올려 쇠퇴

최초의 정당 정책연구원···보수의 싱크탱크는 왜 몰락의 길 걷나 기사의 사진

미래통합당이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을 해체하는 것을 두고 고심에 들어갔다. 그간 제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성과와 상관없이 인력이 유지된다는 것이 문제다. 새롭게 출발하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도 여의도연구원을 개혁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

여의도연구원은 국내 최초 정당의 정책연구원이다. 지난 1994년 12월 민주자유당이 재단 설립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1995년 2월3일 재단법인 설립을 허가받고 같은달 6일 현판식을 진행했다. 사무실 개소식은 같은해 4월15일 진행됐다.

처음 시작은 여의도연구소로 이름을 지었다. 여의도연구소는 싱크탱크로서 정당의 정책 기조를 정하는 것에 기여했다. 여의도연구소가 내놓은 자료는 정치권에서 관심을 많이 가졌다.

여의도연구소는 줄임말로 여연이라 불렸다. 여연이 과거 주목받았던 계기는 여론조사였다. 과거 일반적인 여론조사 방식이었던 전화면접 방식에서 과감하게 탈피한 ARS 방식을 선택했다. 당시 민자당, 신한국당 시절 여연은 여론조사를 통해 당의 선거전략을 꾸리는데 기여했다.

여연의 여론조사 능력은 정평이 나 있었다. 특히 여연은 지역별로 양질의 전화번호 표본을 대량으로 확보하고 있었고 여론조사 결과에 가중치를 다각도로 부여하는 노하우가 남달랐다고 전해진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언론에서 보도되는 여론조사가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나왔을 때도 여연은 달랐다. 여연은 자체 여론조사를 통해 새누리당의 패배를 예견하고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총 의석 수가 125~127석 정도라는 예상을 했는데 실제로 122석을 얻었다.

여연이 고속성장을 했던 계기는 유승민 통합당 의원이 연구소장을 맡으면서 가능했다. 유 의원이 취임할 땐 여연은 한나라당 당사 건물 한 개 층을 쓰며 상근직원이 10명 정도 되는 초라한 곳이었다고 한다.

유 의원은 한나라당에 영입되면서 여연을 맡았고 유명세를 얻었다. 당시 이회창 총재의 대권도전에 있어 여연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유 의원은 비례대표 후보로 나섰고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다. 그는 여연의 최장기 소장이기도 했다.

여연이 쇠퇴의 길을 걸은 건 자신의 강점이었던 여론조사에 약해지면서부터 시작됐다. 무선전화 보유율이 높아지면서 여연이 보유한 여론조사용 전화번호 표본으로 버티는 것에 한계가 생겼다. 여연의 강점이었던 여론조사가 더 이상 힘을 갖기 힘들었다.

여연이 쇠퇴한 계기는 당대표에 따라 입맛에 맞는 정책을 꾸렸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자유한국당 시절 여연은 선거에 승리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는데, 당시 선거에서 연이은 참패를 맛봐야 했다.

지난 2018년 5월 여연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경고를 받기도 했다.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편향적인 여론조사를 진행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여연은 연이은 헛발질로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규모도 작아져야 했다. 자유한국당 시절 금전적인 여유가 사라진 정당이 사무실을 이전하고 직원 수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때 여연도 규모가 축소했다. 규모가 축소하면서 여연의 연구의 질도 낮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중진의원들과 회동을 갖고 여연 해체를 언급했다. 주 원내대표는 “여연 인력 대부분이 고용이 유지되는 무기계약직이다보니 성과와 관계없이 계약이 유지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해체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새롭게 출범하는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여연에 대한 개혁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여연을 해체하고 별도 연구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지난 21대 총선에서 ‘지역구 과반’ 등 당 지도부가 좋아할만한 판세 분석을 했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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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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