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새 주가 6배 상승···시총 1조3400억원으로 ‘껑충’정부 수소연료전지 지원 확대에 퓨얼셀 관심 상승솔루스 매각 작업 난항···퓨얼셀 활용카드 ‘촉각’밥캣 지키려면 결국 솔루스·퓨얼셀 동반 매각으로
11일 두산퓨얼셀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1.32% 상승한 2만47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1조3735억원으로 치솟았다. 지난 3월23일 401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6배나 올랐다.
두산이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솔루스는 이날 전날보다 1.39% 오른 4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솔루스 시총은 1조2297억원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두산이 자산 매각 카드로 퓨얼셀을 어떻게 활용할지 여부다. 연료전지 사업을 영위하는 퓨얼셀은 배터리 소재 사업을 하는 솔루스보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선 아직 관심 밖이다. 두산 대주주가 가장 먼저 솔루스 매각 작업을 추진한 것도 사업성이 더 낫고 당장 팔기 좋다는 내부 평가가 있어서다.
그러나 퓨얼셀이 점차 시장에서 기업 가치를 높이면서 두산은 매각 시기를 저울질 할 것으로 보인다. (주)두산에서 지난해 10월 인적분할로 상장된 두 회사는 두산 일가 지분이 약 60%여서 두산중공업 회생 자구안 중 유상증자로 활용될 예정이다.
퓨얼셀은 국내 연료전지 부문 1위 기업으로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성장 국면이 긍정적인 대목으로 평가받는다. 주가 상승은 당장 두산 측에 호재다. 단기 매각하지 않아도 기업 가치가 오르면 두산 일가가 보유한 지분 가치도 상승하기 때문이다. 주가 상승으로 기업 가치를 재평가 받게 되면 M&A 시장에서 솔루스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던 퓨얼셀이 원매자의 관심을 새롭게 끌 수 있다.
주가 상승과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퓨얼셀을 사려는 쪽이 있다는 정보가 증권가 쪽에 흘러 들어갔을 수 있다”며 “단순 시세차익을 노리는 사모펀드 등은 기대치가 높아버리면 발을 뺄 것이기 때문에 인수처는 퓨얼셀이 보유한 사업 가능성을 보지 않겠냐”고 말했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것은 지나친 몸값 상승은 매각 작업에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점이다. 퓨얼셀이 보유한 연료전지 사업군은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로 쓰이는 동박(전지박)과 비교해 당장 사업 가치가 떨어지는 데다, 아직 매출 규모가 적다는 점에서 매각 대상으로 부각되진 않았다.
가장 먼저 매물로 나온 솔루스는 두산 측과 원매자 간 가격 눈높이 차이로 매각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만일 솔루스 매각 작업이 계속 미뤄지면 두산은 채권단으로부터 현금화가 쉬운 밥캣을 매각하라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솔루스 매각이 잘 안되다 보니 퓨얼셀 관심이 많아졌다”며 “그린 뉴딜(2차전지, 태양광, 수소연료전지 등) 관련해서 대체 에너지가 각광을 받기 때문에 퓨얼셀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주가는 단기 급반등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최근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포항시 영일만 산업단지에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점도 퓨얼셀에 관심이 높아지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퓨얼셀은 한국수력원자력, 포스텍 등과 함께 2025년까지 2400억원이 투입되는 수소연료전지 사업에 참여한다.
퓨얼셀은 한국남부발전, 한국남동발전 등 발전 사업자에게 연료전지 기자재 공급 및 장기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연료전지 시장은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 등으로 한국이 글로벌 보급량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퓨얼셀은 국내 시장점유율 약 70% 차지해 독보적인 입지를 선점해 있다는 평가다.
퓨얼셀의 사업 분야인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의 국내 시장규모는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2040년까지 연 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은 2019년 184MW(메가와트, 1MW=1000kW)에서 2023년 300MW까지 성장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지난 1분기 실적은 매출액 201억원, 영업이익은 46억원 적자를 냈다. 시장에선 고객사의 일시적 납품 스케줄 지연 등 계절적인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계절성을 감안하면 하반기 큰 폭의 개선을 이뤄 올해 연간으로는 매출액 4523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을 거둘 것으로 두산 측은 예상하고 있다. 퓨얼셀은 이미 두산이 2023년까지 매출 1조원으로 회사를 키운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일각에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강조한 두산중공업의 친환경에너지 기업 전환 과정에서 퓨얼셀이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채권단은 두산그룹의 3조원 규모 자구안 이행을 조건으로 3조6000억원의 대출 자금을 지원했다.
증권사 한 기업분석 연구원은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해서 두산이 사업 재편을 할 텐데, 퓨얼셀은 대표 기업이어서 매각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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