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현 전 회장 ‘갑질사태’ 이후 기업 이미지 추락소비자 신뢰 떨어지며 실적 끝없는 추락···경영난 심각상장폐지 위기 아슬아슬 넘겼으나 결국 매각 결정
‘미스터피자’와 ‘마노핀’ 등을 운영하는 MP그룹은 3년 전 회사를 창업한 정우현 전 회장의 가맹점 갑질 사태가 사회적 이슈를 불러일으키면서 추락하기 시작했다. 오너 갑질 논란은 회사에 치명적이었다. 그간 쌓아 올린 기업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는 순식간에 무너졌고, 이로 인한 매출 타격은 심각했다.
실적이 악화되자 경영난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MP그룹은 다시 일어서기 위해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봤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정 회장은 경영에서 손을 떼고 물러났고, 영업과 마케팅도 업계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펼치며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한 번 돌아선 소비자들을 돌려 세우는 것이 쉽지 않았다. 실적은 끝없이 추락했고 상장폐지 위기까지 놓이기도 했다. 벼랑 끝에 놓은 MP그룹은 결국 매각을 결심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MP그룹은 창업주인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과 아들 정순민 씨 등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MP그룹 지분 일부를 넘기고 신주 유상증자를 받는 형식으로 경영권을 매각하는 거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티알인베스트먼트를 선정했다.
이에 따라 MP그룹은 정 전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 3953만주 가운데 1000만주를 사모펀드 티알인베스트먼트 외 1인에게 150억원에 양도한다. 티알인베스트먼트는 MP그룹이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보통주 신주 4000만주도 200억원에 인수한다. 이 거래가 마무리되면 티알인베스트먼트는 MP그룹 지분 41.4%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정 전 회장 측이 보유한 지분은 기존 48.9%에서 24.4%로 줄어든다.
◇업계 1위 굳혔으나 오너 리스크에 ‘내리막’=미스터피자는 일본 피자 브랜드였다. 한국에서는 1974년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섬유 도매업자로 자리를 잡았던 정 전 회장이 1990년 ㈜한국미스터피자를 설립하고 이화여대 부근에서 1호점 열면서 시작됐다. 1996년에 가맹사업을 시작해 3년 만에 100호점을 오픈했다. 2000년대에는 중국과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해외사업에도 드라이브를 걸었다. 피자 업계 부동의 1위의 입지를 다지며 2009년에는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하는 역사를 썼고, 2010년에는 회사를 설립한지 20년 만에 원조인 일본 미스터피자 상표권을 사들여 글로벌 본사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지난 2017년 정 전 회장의 갑질 횡포와 횡령·배임 등 불법 행위가 불거지며 사업이 곤두박질쳤다. 정 전 회장은 가맹점에 피자 핵심 재료인 치즈를 공급하면서 친인척이 관여한 업체를 중간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가맹점들에 ‘치즈 통행세’를 부당하게 챙기고 가맹점주들에 갑질을 하는 등 총 150억원 대의 횡령·배임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됐다.
정 전 회장은 사태에 책임을 지고 회장직을 내려놓았지만,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은 지속됐다. MP그룹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16년 1512억원 ▲2017년 1452억원 ▲2018년 1198억원 ▲2019년 1099억원으로 떨어졌다. 영업손실도 2016년 10억원에서 2019년 19억원으로 확대됐다. 올해 1분기도 매출액 227억원, 영업손실 28억원을 기록하는 등 손실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개별 기준으로 봐도 MP그룹은 올해 1분기만 1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상장폐지 위기까지···벼랑끝에서 결국 매각=이에 따라 MP그룹은 정 전 회장의 횡령·배임, 5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 등 2가지의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게 됐다. 한국거래소는 MP그룹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했고 주권매매 거래 역시 2017년 7월 이후 3년째 정지된 상태다. 거래소는 이후 2차례나 MP그룹의 주권 상장폐지를 심의·의결했으나 회사 측의 이의신청 끝에 개선 기간을 부여했고 올해 기간 만료를 앞둔 상황이다.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만큼 MP그룹은 조속히 새로운 투자자금을 유치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지배구조를 안정화하는 것이 필수적인 상황이었다. 업계에서는 미스터피자의 브랜드 파워가 아직 남아있어 경쟁력이 있는 만큼, MP그룹을 노리는 매수자들이 나타날 것이라 보고 있었다. 이번에 티알인베스트먼트가 ‘구원투수’로 나타나면서 MP그룹은 회사 이미지를 개선하는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MP그룹 관계자는 “자세한 매각 절차와 고용 승계 등에 관한 내용은 아직 공유받은 내용이 없다”며 “이번 일로 이미지가 개선되며 매출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매장 영업에 차질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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