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융합연구소 별도 법인으로 분사항암제 등 신약 연구개발 본격화 나서
3일 인터파크에 따르면 이 회사는 부설 연구소인 바이오융합연구소를 분사해 별도 법인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Interpark Bio Convergence Corp., IBCC)’를 지난달 31일로 설립했다.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는 ‘컨버전스’ 방식으로 신약을 연구,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컨버전스 방식이란 자체 기술, 연구 이력 중심의 기존 신약 개발 방식과 달리, 트렌드와 의료 현장의 니즈를 반영해 시장이 필요로 하는 신약을 선정, 필요한 기술과 인력을 모아 프로젝트 단위로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는 미국 FDA 신약 승인 트렌드 등 시장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우선적으로는 항암제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 설립은 이기형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벤처 1세대 기업인’으로, 평소 과학 분야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사업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63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난 이 회장은 경기고를 졸업한 후 서울대 천문물리학부를 다니면서 과학자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졸업 후 1989년 삼성전관(현 삼성SDI)에 입사해 평범한 회사원이 됐다.
그는 1991년 데이콤(현 LG유플러스)로 회사를 옮긴 후 천리안 사업과 기획을 맡으면서 인터넷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1995년 데이콤 사내 벤처 육성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최초 인터넷쇼핑몰인 ‘인터파크’를 창업하게 됐고, 1997년 데이콤인터파크로 분사하게 되면서 인터파크의 대표이사에 올랐다. 1999년 데이콤으로부터 인터파크의 주식 전량을 인수해 본격적인 사업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이 회장은 사업가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2000년 인터파크 사내 벤처 육성프로그램을 통해 오픈마켓 G마켓을 탄생시켰고 2009년 오픈마켓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고 판단해 이를 이베이에 매각했다. 2011년에는 삼성이 운영하던 MRO기업(소모성 자재구매 대행업체)인 아이마켓코리아를 인수해 B2B(기업간거래) 시장에 진출했고, 각종 공연을 기획하는 공연장 블루스퀘어를 짓는 등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이 회장이 다시 ‘과학도’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것은 2014년 11월 카오스재단을 설립하면서다. 카오스재단은 이 회장이 기초과학 발전 위해 사재 출연해 설립한 민간 과학재단으로, 이 회장이 직접 이사장을 맡고 있다. 대중에게 기초 과학과 수학을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고 인문학과 사회과학 등 타 부문의 학문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국내외 석학들이 카오스재단의 과학강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지난해 11월까지 5년간 150회 이상 대중 강연과 콘서트를 개최했고, 누적 강연시간은 405시간, 오프라인 청중은 3만3000여명을 넘어섰다.
이 회장이 이번에 바이오사업에 뛰어든 것 역시 이 카오스재단을 운영하면서 시작됐다. 이 회장은 카오스재단을 통해 접한 폭넓은 과학계 인맥을 통해 ‘오가노이드’의 가능성을 확신하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그는 바이오융합연구소를 2017년 설립해 오가노이드 연구를 시작했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해 간이나 위, 뇌 같은 사람 장기와 비슷한 3차원 구조체로 만든 것을 말하는데, 미니 장기 또는 장기 유사체라고 불린다. 인체와 유사도가 높아 재생 의학 분야에서 각광 받고 있으며 신약 개발 등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다.
이 연구소는 2018년 연세의료원과 정밀 의료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했고, 지난해 말에는 국내 최초로 네덜란드 네덜란드 휘브레흐트 오가노이드 테크놀로지와 오가노이드 기술사용 특허권과 기술 이전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최근까지 연구 기반을 마련해왔다. 이번에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면서 연구 개발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장은 인터파크컨버전스바이오를 통해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 법인의 대표이사에는 인터파크그룹 내 신규사업들을 주도했던 연구소 홍준호 기획조정실장이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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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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