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경찰청은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다만 강제 추행 사건만 기소되며 사건 무마 등의 직권 남용과 채용 비리 등의 혐의는 불기소 의견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이번 검찰 송치는 수사 넉 달여 만의 결과다.
오 전 시장은 지난 4월 초 업무시간 집무실에서 부하 여직원을 불러 강제 추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경찰은 의혹이 추가 제기된 지난해 강제 추행 사건과 관련해 압수수색과 통화내역 수사 등을 벌였으나 추가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고 결정적인 진술도 확보하지 못했다.
부산경찰 관계자는 “수사 전담팀은 모든 수사력을 동원해 밑바닥부터 저인망식으로 수사했다”며 “각종 의혹이 많이 제기됐지만 사실상 언론 보도 외에는 증거나 증인이 없었다”며 수사의 한계를 인정했다.
또 오 전 시장의 사퇴 시점 관련 조사 결과 오 전 시장 본인은 물론 정무 라인에서도 이를 정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오 전 시장은 21대 총선 후 8일이 지난 4월 23일 돌연 기자회견을 열고 불필요한 신체 접촉 사실을 시인하면서 부산시장에서 물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사퇴 시기를 총선 후로 정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준 혐의를 말한다”며 “압수수색과 통화내역 수사결과 사퇴 시기는 오 전 시장이나 부산시, 민주당 측에서 정한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강제 추행 이후 사건 무마와 관련한 직권남용에 대해서는 “보좌관 1명이 소통 창구 역할을 한 것이고 직권 남용이 인정될 만한 지시는 없었다”며 “피해자와의 합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앞서 오 전 시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갑자기 주장한 ‘인지부조화’는 인정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인지부조화란 자신의 태도와 행동이 일관되지 않고 모순돼 양립할 수 없는 상태를 일컫는 심리학 용어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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